본문바로가기

차잘알이 따진다는 서스펜션, SUV의 경우는?

혼다코리아 2023.04.12 358


자동차에서 파워트레인만큼 관심을 끄는 영역은 서스펜션 즉 현가장치이다. 조향과 차체 자세 제어, 안정적인 승차감의 구현과 큰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SUV의 경우는 세단보다 지상고가 높아 차량 선택 시 눈여겨보게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물론 용어들이 상당히 어려운 편이고, 용어를 안다 하더라도 서스펜션의 복잡한 기능을 모두 이해하긴 어렵다. 따라서 이 콘텐츠에서는 현재 주요 SUV에 적용되고 있는 서스펜션들의 형태와, 이것이 적용된 차종들의 특성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다.

 

 

 

서스펜션, 
차’의 전체 속에서 이해해야

 

 

자동차 제조사의 연구원 등 전문가들은, 서스펜션 시스템만이 독립적으로 주행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자동차라는 전체 속에서 서스펜션의 기능이 어떻게 발휘되는 것인지를 읽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가 다양한 물리적 조건이나 상황에 대응하고 운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연구개발과 생산 단계에서는 뼈대이자 외형인 섀시는 물론, 바디 패널, 심지어 윈도우 장착 여부까지 그 특성에 영향을 미친다. 엔진의 위치와 구동 레이아웃은 물론이다.

 

또한 완성된 차의 경우는 타이어와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서스펜션의 주 역할이 타이어가 받아들인 노면의 마찰력을 섀시에 전달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0.01초의 싸움인 모터스포츠에서는 타이어의 컴파운드(재료 혼합) 에 따른 물리적 특성에 따라 그 서스펜션 부품의 세팅값(볼트 조임, 암의 각도 등)도 달라진다.

 

물론 이런 다양한 연구 결과 현재는 장르별로나 체급별로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서스펜션 시스템이 일정 정도 보편화되어 있다. 소형차는 마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가볍고 비용 절감에 유리해야 한다. 승차감 중심의 고급차는 충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고, 강력한 선회 성능을 지향하는 스포츠카는 외륜에 걸리는 하중으로부터 차체 자세를 잘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서스펜션의 형식은 제조사는 다르더라도 대동소이한 경우가 많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주행 및 조향 특성이나 품질의 차이는 결국 동일한 형식이라도 제조사마다의 노하우가 반영되는 미세한 디테일에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후륜 서스펜션, 
더블 위시본과 멀티 링크 뭐가 좋은 걸까?

 

 

서스펜션 용어나 작동 원리는 차를 비교적 잘 안다는 이들에게도 쉽지 않다. 그러나 차종별로 적합한 서스펜션의 형태가 대략 보편화된 지금, 여러 제조사의 제원표를 보면 전륜과 후륜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이름들이 있다.

 

먼저 후륜 서스펜션에 적용되는 형식들을 살펴보자. 후륜 구동뿐만 아니라 전륜 구동 혹은 전륜 구동 기반 AWD 차종에서도, 후륜 서스펜션의 역할은 중요하다. 전륜의 견인을 따라 움직이긴 하지만 설계에 따라 차량 후미에 작용하는 관성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조향 성능의 향상과 2열 승차감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까닭이다.

 

SUV가 온로드 지향으로 바뀌던 1990년대 무렵 후륜 서스펜션에는 포뮬러카에 적용되던 더블 위시본(double wishbone)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위시본은 새의 모과 가슴 사이에 있는 ‘Y’자형의 빗장뼈를 가리킨다. 이 모양을 닮은 암(arm)이 차축 상하 2개로 되어 있는 형식이 더블 위시본이다. 이 상하 위시본의 길이나 내민 정도를 조절해 바퀴의 캠버(지면에 대해 바퀴가 차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기울어진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더블 위시본은 포뮬러카에도 적용된 바 있다. 사진은2017년 F1 이탈리아 GP에서의 혼다 RA300 데모 런

 

2000년대 초반 CR-V의 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모식도

 

 

레이스카와는 달리 승차 공간이 차축보다 높이 있는 SUV에서의 더블 위시본 방식은 횡 방향의 힘을 버티는 데 다소 약점이 있었다. 그러나 상하 충격을 걸러내기 용이하고 부품의 수가 적어 2열 승차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용이했다. 또한 설계와 장착 과정에서 구조적인 한계는 엔지니어링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문제였다. 예컨대 혼다 CR-V의 1세대와 그보다 앞선 1980년대 어코드 3세대는 이를 전륜과 후륜 모두에 적용하면서도 우수한 조향 성능을 가진 차로 평가받았다.

 

후륜 서스펜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형식 중 하나는 멀티 링크 방식이다. 링크 역시 암과 같은 가로 구조물이지만, 암이 여러 방향의 힘을 단일한 형태의 부품으로 지지하는 방식이라면, 링크는 힘이 작용하는 방향에 따라 연결점을 모두 나눈 방식이다. 즉 ‘Y’형의 위시본이면 가운데 점을 중심으로 세 개의 막대로 나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힘의 방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 링크의 수가 복수이면 멀티 링크이며 제조사에 따라 링크 연결 시 모양으로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4세대 CR-V의 리어 멀티 링크 서스펜션

 

 

 

 

전륜 서스펜션은 왜 거의 ‘맥퍼슨 스트럿'일까?

 

 

전륜 서스펜션은 조향은 물론 1열 승차 공간 확보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FF(프론트 엔진, 전륜 구동) 레이아웃 차종들은 차의 앞부분에 하중이 크게 걸리므로, 전륜 서스펜션의 역할이 중요하다. 맥퍼슨 스트럿은 미국의 엔지니어 얼 스틸 맥퍼슨이 1960년대에 개발한 기둥(strut) 타입의 서스펜션이다. 원래는 소형 전륜 구동차의 조향성 개선과 승차 공간 확보를 위한 것이었으나 지금은 차급을 가리지 않고 사용된다. SUV 역시 마찬가지다.

 

맥퍼슨 스트럿 이전에는 차축 상하에 상하에 길이가 다른 암으로 바퀴 각도를 조절하는 숏-롱 암 방식이 많았다. 여기서 상부 암을 없애고 스프링과 연결된 스트럿이 충격 완화와 조향의 중심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 맥퍼슨 스트럿의 개념이었다. 1980년대 일부 유럽 제조사들은 소형 차종의 경우 전·후륜에 모두 이 방식을 적용하기도 했다.

 

 

 

 

구조적으로 횡 방향의 외력에 약해 스포티한 주행에는 취약하다고 알려졌지만, 각도 조절과 부품의 강성 강화 등으로 이런 원초적인 문제들은 해결돼 있는 상태다. 또한 후륜 서스펜션이 그러하듯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 링크 방식을 조화시켜 유연성을 높이기도 한다.

 

 

 

 

SUV 고성능화로 보는 섀시와 서스펜션의 상호작용

 

 

1990년대, 모노코크 섀시의 적용을 통해 온로드형으로 변모한SUV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고성능화라는 새로운 지향점을 향해 달려왔다. 이는 파워트레인의 고효율화와 고성능화에 따라 필연적인 길이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만큼, 충돌 시 탑승 공간 변형을 최소화하고 승객을 보호하기 위한 강성 강화, 운동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경량화라는 두 가지 과제가 주어졌다. 제조사들은 단위 부피당 견딜 수 있는 하중이 큰 고장력강, 초고장력강과 유연성이 강화된 강판을 조화시키는 엔지니어링 공법을 사용했다. CR-V 3세대의 ACE(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 바디와 5세대에 적용된 차세대 ACE 바디가 이런 경향을 반영한다.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전제로 할 때, 섀시 강성이 강해지면 상대적으로 서스펜션에는 유연성이 강조된다. 섀시와 서스펜션이 모두 '강’ 일변도인 경우 횡 방향의 힘을 버티기 어렵고 오히려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멀티 링크 서스펜션은 그런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멀티 링크는 스트럿식 서스펜션이나 더블 위시본과 결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식으로도 구성된다. New CR-V 터보 역시 후륜에 멀티 링크식 더블 위시본을 활용하고 있다. 사실 동급 차종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구성이며 엔지니어링 측면에서도 매우 고도의 기술 축적과 응용력을 요한다. 오랜 시간 포뮬러 원, 랠리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에 투자해 온 역량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첨단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과 만난 서스펜션

 

 

2000년대 중반부터 자동차의 전장 시스템의 발전은 더욱 가속화됐다. 특히 전자식 조향 장치와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의 조화는 서스펜션을 첨단 섀시 제어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CR-V 4 세대 페이스리프트에 적용된 모션 감응형 파워스티어링 시스템(Motion Adaptive Power Steering)이 대표적이다.

 

 

 

 

특히 능동적인 조향 보조 시스템에서 서스펜션의 역할은 더욱 강조된다. 긴박한 상황에서의 대응 기능인 만큼, 차체의 쏠림이나 마찰력 부족과 같은 현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과제다. 차후 콘텐츠를 통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겠으나 여기에는 댐퍼의 마찰 저감도 필수적이다. 예컨대 New CR-V 터보의 경우 마찰을 저감한 댐퍼를 통해 노면 충격의 저감과 자세 회복에서의 유연성을 한층 강화했다.

 

 

 

 

사실 서스펜션은 종류와 특성을 단적으로 연결하거나 정의하기가 매우 어렵다. 서스펜션의 형식 분류는 상당 부분 보편화됐고 결국 디테일하고 전문적인 영역에서의 승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저의 입장에서 좋은 서스펜션이란 심플하다. 선회 성능이 좋고 불필요한 상하 운동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충격도 잘 걸러내는 한편 가격 상승도 유발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 두 가지만 해도 함께 잡기 어려운 목표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심플하고 제조사 입장에서 어려운 이 요구는 더 나은 SUV가 등장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혼다 #서스펜션 #멀티링크서스펜션 #더블위시본 #맥퍼슨스트럿 #SUV서스펜션 #포뮬러원 #혼다f1 #핸들링 #코너링성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