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 SF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무대였던 우주는 이제 점점 근미래 현실 영역으로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의 잇단 우주시대 선언도 더 이상 황당무계하지 않다. 어쩌면 지난 200년 가까운 시간, 자동차 제조사들의 연구는 인간의 영역을 우주로 확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우주 진출은 기술집약적인 목표다.
그러나 단순히 지구 외의 공간으로 나가는 것만이 과제일 수 없다. 우주가 한자 의미 그대로 집이 되려면 사람의 공간을 열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지금의 집인 지구와의 연결도 포기할 수 없다. 혼다의 우주 개발에 대한 청사진은 바로 이런 견고한 고민 위에서 작성됐다.
가장 가까운 지구의 이웃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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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더 이상 신비로운 경배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우주세기를 열려는 인류에게 또 다른 의미를 갖는 공간으로 변화했다. 더 먼 우주를 향한 모험의 베이스캠프이자, 저중력 조건에서의 과학 연구 등, 달이 가진 가능성은 무한하다. 하지만 이런 가능성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에너지가 필요하다. 지구에서 싣고 가는 연료, 지구에서 충전한 배터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인간의 활동도 산소를 포함한 생존 자원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한 혼다의 해법은 지구에서 축적한 수소 활용 기술이다. 미항공우주국(NASA)를 비롯한 선진국의 우주개발 연구팀들은 최근 달의 극지에도 다량의 물이 토양 속에 분포해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혼다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협업으로 이 물을 활용한 에너지 순환체계를 연구 중이다.
여기에는 혼다가 2014년 세계 최초로 수소 제조에서 충전까지 패키지화한 소형 수소충전 시설인 수소스테이션 기술이 적용된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전해질 막에 내압성능(최대 35MPa)이 우수한 막을 사용함으로써 전해 셀 내부의 압력을 높게 유지할 수 있고 수소 제조 셀만 압력을 높이면 되는 이 시스템은 압축기가 필요 없어 소형화가 가능하고 에너지 손실도 거의 없다. 우주 공간에 싣고 가기엔 최적의 장치다.
혼다의 차압식 고전압 수소전해 시스템과 충전 시설 패키지 시스템 ‘스마트 수소 스테이션’
여기서 수소는 로켓의 연료가 되고 산소는 인간의 활동을 위한 공기의 성분으로 활용된다. 또한 이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온 전기는 월면의 거주 시설과 소형 이동 장치 등을 운용하는 데 사용된다. 달에서도 인간의 활동을 편리하게 하겠다는 혼다의 열망이 지속되는 것이다.
저궤도 위성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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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지구에 가까운 계획도 있다. 혼다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정보제공부터 온난화와 기후 격변 등의 관찰까지의 활동을 수행할 저궤도 위성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실어 나를 소형 로켓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를 이끄는 것은 혼다의 젊은 엔지니어들이다. 자원에 의해 선발된 이들은, 혼다의 코어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유체 역학 및 동역학, 연소 기술, 항법 기술을 최적으로 응용한 연구에 돌입했다.
이 소형 로켓은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로켓의 핵심 부품들을 지구 착륙 시에 살려 여러 차례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성공한다면 우주 개발에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고 자원의 소모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인간에게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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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소이치로는 깜짝 놀랄 기술로 인간들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을 평생의 목표로 삼았고 이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혼다의 지향점이 됐다. 지금까지 살펴본 ‘혼다가 그리는 우리의 내일’ 시리즈를 통해 살펴본 혼다의 선행 기술은, 21세기의 중반부 이후의 인류 문명을 정의할 기술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기술들의 의미는 현재 관점에서 느낄 수 있는 신기함을 넘어선다. 1편에서 살펴본 개인 항공 기술과 도심 모빌리티의 연동성은 인간에게 보다 여유로운 시간을 제공한다. 바쁨이 미덕이었던 산업사회에 여유와 인간성을 돌려줄 수 있는 계기다. 2편에서는 아바타 로봇 기술은 인간이 시공간 제약 없이 능력과 기술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혼다 로보틱스의 진화를 살펴보았다. 아시모로부터 시작된 혼다 로보틱스의 결실이라고도 볼 수 있는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본 우주에서의 에너지 순환과 저궤도 위성을 위한 재활용 로켓 기술은 에너지에 관한 혼다의 코어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 제시다.
이 기술들이 실제 인류 사회에 주류로 자리잡을 시점인 21세기 중반이 되면 혼다는 설립 100년을 맞이하게 된다. 모터사이클 영역의 커버, 자동차 영역의 하이브리드가 그랬듯 22세기를 바라보는 ‘100년 기업’ 혼다는 인류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