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의 어코드는, 중형 세단에 대한 유저들의 다양한 요구를 창의적으로 반영하며 발전해 왔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5세대부터 10세대 어코드에 적용된 다양한 테크놀로지들을 살펴보고, 글로벌 세단 시장에서의 어코드의 가치를 조명해 본다.
1990년대 중반 이후의 어코드는 글로벌 스테디셀러로서의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자들도 강해졌다. 또한 SUV와 미니밴 등 미국 시장의 장르 다양화는 세단의 절대적 우위를 보장할 수 없었다. 혼다는 어코드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었다.
혼다는 1990년대 초반 안전 운전과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이 상반되는 가치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결국 이것은 마찰력의 안정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혼다는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내수형 인기 세단인 레전드와 프렐류드 등에 브레이크 잠김 방지(ABS), 마찰력 제어(TCS), 구동 바퀴의 좌우륜 회전차를 보정해주는 차동제한 장치(LSD)를 결합한 통합적인 마찰력 제어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이는 F1을 비롯해 투어링카에서 쌓은 혼다의 내공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리고 혼다는 1993년 발표된 어코드의 5세대 기종에도 이러한 마찰력 제어 시스템을 적용했다.
혼다의 TCS (1세대 레전드)
1997년 진행된 페이스리프트에서는 스티어링휠 시스템을 유압식 대신 전동식으로 바꾸었다. 이와 같은전동식 스티어링휠 시스템은 F1 테크놀로지를 집약해 제작한 1세대 NSX에 장착된 바 있다. 시스템 자체의 중량이 무겁고 동력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유압식 대비 경량화가 가능했던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은 조작의 편의성을 증대시켰다. 물론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은 유압식에 비해 스티어링휠 조작 시 실제 조향과의 이질감이 발생하는 문제는 있었다. 그러나 혼다는 스티어링시스템의 기어비를 가변화하여 주행 속도에 따라 직관적인 조향 감각을 선사했다.
1998년에 등장한 6세대 어코드는 2002년까지 생산되었는데, 다른 세대의 어코드에 비해 다소 지속 기간이 짧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 시기 혼다는 어코드를 북미형과 유럽형, 그리고 일본 내수형으로 구분지으며 각 시장에 어울리는 가치를 구현하고자 했다.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 시선을 끈 것은 유럽형의 고성능 기종인 타입 R이었다. 이는 그간 북미형이나 다른 시장에서 선보였던 어코드의 모범생적인 가치 대신 다이내믹한 스포츠카로서의 가치를 한껏 구현한 자동차였다. 최고 출력 218hp를 발휘하는 2.2리터 VTEC DOHC 엔진을 장착한 어코드 타입 R은 특히 선회 성능에 있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어코드 타입 R의 실내. 버킷 시트가 인상적이다
정교한 엔진 콘트롤은 어코드뿐만 아니라 혼다 엔진의 상징이기도 하다. 특히 7세대 어코드의 전자식 스로틀 제어 시스템인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Drive By Wire, DBW)를 들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스로틀 시스템이 스로틀을 밟은 정도에 따라 유압식으로 작동했다면, 전자식 스로틀은 전기모터가 개폐량을 조절해주는 방식이다. 이는 같은 해 상반기에 선보인 NSX기반 레이스카인 NSX-R에 적용되었던 기술로, 보다 정교한 토크 제어가 가능하다. 이는 가속뿐만 아니라 선회, 조향 등에서 주행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또한 이 시스템은 우수한 연비를 구현한다는 장점도 있다. 이는 ECU가 엔진의 회전수와 차량 속도, 기어 위치, 냉각수 온도 등을 파악하고 스로틀 제어 압력, 크랭크 포지션 센서를 통해 연료 분사량을 효율적으로 조절해준다. 즉 혼다의 연료절감기술인 ECON 모드 설정 시 보다 효과적으로 스로틀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스로틀 제어의 명확함은 보다 높은 배기량의 3.5리터 i-VTEC 엔진에 계승되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8세대에 채택된 SOHC 방식의 VTEC 엔진은 2000년대 어코드에 장착된 엔진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엔진이기도 하다. 이 엔진의 최고 출력 279ps(6,200rpm), 최대 토크 34.6kg·m(5,000rpm)라는 우수한 동력성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 엔진의 진가는 바로 효율성에 있었다. 8세대 어코드에 적용된 SOHC V6 3.5리터 VTEC 엔진에는 차세대 가변 실린더 제어기술(Variable Cylinder Management)이 적용되어 정속 주행과 같이 엔진에 걸리는 부하가 적을 때에는 3기통 혹은 4기통만 작동하였고, 등판이나 가속 등의 상황에서는 6개의 실린더가 모두 작동하여 가속을 보탰다. 이러한 엔진을 바탕으로 8세대 어코드는 판매 기간 동안 국내 수입차 전체 판매량 8위, 월 1,000대 판매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3.5리터 엔진이 적용된 9세대 어코드
9세대 혼다의 인테리어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터치 스크린을 이원화한 듀얼 방식의 스크린이다. 타 본 이들은 잘 알겠지만 그 가치는 쏠쏠하다. 실제 내비게이션에서 미디어 재생 모드를 오가는 동작은 운전 중 생각 이상으로 번거롭다. 경우에 따라서는 운전자의 전방 주시를 방해하기도 한다. 이에 9세대 혼다는 오디오 및 음악 재생 등과 관련된 기능을 대시보드 쪽에 별도로 구현한 것이다. 간결하고 심플한 윤곽을 기반으로 시인성도 선명해 9세대 어코드 유저들에게는 또 다른 자랑거리이기도 했다.
또한 주행 시 측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차선 변경을 지원하는 레인와치 기능도 9세대의 페이스리프트 기종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는 특히 야간이나 폭우시와 같이 차선 시인성이 극히 떨어지는 조건에서 안전운전을 보조하는 기능이다.
어코드의 이러한 면모는 10세대에서 더욱 진화했다. 인테리어의 ‘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는 직관성을 높이고 모든 정보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그래픽의 정교함은 1년 먼저 출시된 북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한층 진화한 NVH(노이즈, 진동, 거슬림) 제어 성능은 실내 공간의 안락감을 더욱 높여준다.
무엇보다 국내의 많은 혼다 마니아들이 바라던 혼다 센싱이 탑재된다. 이번에 국내 출시되는 10세대 어코드에는 추돌경감 제동시스템, 운전자지원정보 등이 적용된다. 또한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은 저속 추종 장치와 함께 기능하여 시내 주행과 같은 저속 상황에서도 크루즈 콘트롤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차선유지보조 시스템(LKAS)과 도로 이탈 경감 시스템이 적용되어 사고를 예방한다.
10세대 어코드의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
여기에 VTEC 기술과 터보차저가 결합된 엔진은 어코드에 2018 북미 올해의 차’ 타이틀을 안겨 준 핵심 사양이다. 1.5리터(1,498cc) 터보 엔진이 195ps, 2.0리터(1,996cc) 터보 엔진이 256ps의 최고 출력을 발휘한다. 동급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성능이다. 1.5리터 터보 엔진은 CVT와 결합되며 2.0리터 터보 엔진은 혼다의 최신 변속기인 10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되어 효율과 운전의 재미를 모두 느끼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10세대 어코드에 적용된 2.0리터 터보 엔진
어코드는 대중적인 세단이라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많은 자동차 유저들에게 독보적인 존재감을 인정받아온 기종이다. 이는 한국에서도 다르지 않다. 특히 새로운 파워트레인, 혼다 센싱과 같은 첨단 안전운전 보조 시스템으로 무장한 10세대 어코드를 기다려온 이들이 적지 않다. 확실한 진보와 정갈한 디자인, 그 모든 것이 조화(Accord)를 갖췄으면서도, 대중적이고 합리적인 세단의 기준을 제시해온 자동차가 바로 어코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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