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동일 배기량 대비 우수한 연비를 얻기 위한 터보차저 방식의 엔진은 이제 기술적으로 완숙도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관리 면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내 차의 퍼포먼스와 내구성 개선에 있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부분들이다. 터보 엔진 차주라면 조금만 더 애정을 갖고 살펴보는 것이 좋을 체크포인트를 짚어보았다.
퍼포먼스와 효율의 접점 |
원래 고고도에서 항공기 엔진의 출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터보차저 기술은 이미 1세기에 육박한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가혹 주행 조건에 대한 데이터도 축적됐고, 에너지 파동 시기는 물론 1990년대 이후 기후 문제가 불거지면서 배기가스 차원의 한계점도 동시에 극복되고 있다. 또한 터보 랙(turbo lag)이라는 토크 지연 현상도 다양한 기술을 통해 해결되는 추세다. 무엇보다 현재 글로벌 시장의 신차 중 터보차저 엔진의 비율이 60%를 넘는다. 그만큼 기술의 완숙도가 높아졌다.
동일한 배기량이라는 전제하에, 터보차저를 적용하면 최대 토크 및 최고 출력이 15~20% 정도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퍼포먼스형 엔진의 경우 50~60%까지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1.5리터 VTEC 터보 엔진을 적용한 New CR-V 터보의 최고 출력은 동급 배기량의 자연흡기 엔진 대비 70ps 이상 높다. 최고 출력 256ps의 어코드 터보 스포츠 역시 2.0리터급 자연흡기 차종 대비 90~100ps 정도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
New CR-V 터보의 엔진
연비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최근에는 자연흡기 엔진도 개량을 거듭해 과거보다 나은 연비를 구현하고 있으나 터보 엔진에는 미치지 못한다. 1.5리터 VTEC 터보 엔진과 가벼운 차체를 가진 어코드 터보는 동급 디젤 엔진 수준인 13.9km/L의 공인 복합연비를 발휘하는 것만 봐도 그러하다.
엔진오일 교체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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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관리에 자신이 없다면 엔진오일만 제 때 갈아도 반은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터보차저의 냉각도 이 엔진오일이 담당하므로, 엔진오일 교체 주기를 빠뜨리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직접적인 이유는 열 때문이다.
터보차저의 구조를 간략히 살펴보면 하나의 축에 연결돼 있는 터빈과 압축기가 있고 그 주위로 터빈이 돌 수 있게 하는 배기가스의 통로가 달팽이처럼 싸고 있다. 이는 배기 매니폴드(다기관)에 연결된다. 터빈을 돌리는 배기가스의 온도는 800℃ 이상이다. 따라서 터보차저 유닛의 표면 온도도 300℃ 이상에 달한다. 터보차저의 냉각을 담당하는 엔진오일 역시 고온에 노출되며 자연히 열에 의한 열화(劣化, deterioration)가 발생하기 쉽다.
열화된 상태 그대로 두면 고온에서 유지해야 할 점성이 나빠지고 슬러지가 발생한다. 이는 터보차저 트러블을 일으키고 동력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연흡기 엔진 자동차의 경우 권장 교체 주기를 1,000km 정도 넘겨도 큰 문제가 일어나진 않지만 터보차저 엔진의 경우에는 가능하면 지키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참고로 엔진오일의 규격은 낮은 온도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저온점도 표시 ‘W(winter)’와 고온에서 점성이 유지되는 정도를 지수화한 뒤쪽의 숫자로 표시된다. 통상 0W 30, 5W 40와 같은 방식으로 표시되는데, 0W의 경우 통상 영하 40~35℃, 5W의 경우 영하 35~30℃까지 시동이 가능함을 나타낸다.
고온에서의 점도 지수는 다소 표기가 복잡하다. 통상 100℃ 초당 유체가 퍼지는 면적 150℃에서는 질량을 길이와 시간의 곱으로 나눈 점도 기본 단위 mPa.s를 사용한다. 30의 경우는 100℃에서 9.3㎡/s 이상 12.5㎡/s 미만, 150℃에서 2.9mPa.s미만이고, 40의경우 100℃에서 12.5㎡/s 이상 16.3㎡ 미만, 150℃에서 2.9mPa.s 미만이다. 이렇게 저온 점도와 고온 점도가 동시에 표기되는 엔진오일은 다급점도유라고 하며, 한국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 권장된다.
퍼포먼스 향상을 위한 ECU 프로그래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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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U의 발달에 따라 퍼포먼스 튜닝에 있어서도 과거처럼 하드웨어적인 접근이 아니라 프로그래밍을 통해 스파크 플러그의 점화 시기 등을 제어해 출력을 높이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통상 완성차 제조사들은 트랜스미션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트랜스미션이 허용할 수 있는 부하의 최대 70% 정도만을 발휘하도록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를 설정한다.
퍼포먼스 튜닝에 손을 대는 이들은 어느 정도 내구성의 희생이 있더라도 현재를 즐기자는 가치를 지향한다. ‘선’만 지킨다면 존중받을 이유가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파워트레인의 제원을 무시한 ECU 프로그래밍은 터보차저에도 무리를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완성차의 터보차저는 압축할 수 있는 공기의 용량이 정해져 있고 그것은 차급마다 알맞게 적용돼 있고, 튜닝으로 올릴 수 있는 성능에는 한계가 있다. 안전의 경계를 넘어서면 이미 퍼포먼스라 하긴 힘들다.기 위해 쇼크 업소버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결국 한 장르 안에서 기민한 조향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을 얼마나 최적으로 조화하여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따라서 쇼크 업소버 기술은 전기 모터나 배터리 못지 않게 향후 발전이 기대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안전운전만 해도 터보차저 성능 유지된다고? |
엔지니어들은 터보 엔진 차량의 경우 예열 그리고 후열 혹은 쿨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예열은 앞서 살펴본 엔진 오일과도 관계가 있는데, 엔진을 비롯해 터보차저 유닛 전체에 골고루 순환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 주는 것이다. 반대로 후열은 고속 주행이나 일정 이상 엔진회전수를 올려서 쓰는 가혹 주행 후, 엔진 회전수가 변속 시점 이하에 머무르게 하는 안정적인 주행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주차한 뒤에 공회전을 할 필요는 없으며, 단지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5~10분 전부터는 서행을 하는 것이 좋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시동을 걸고 나서나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주행 환경은 시내도로나 주거구역의 생활도로인 경우가 많다. 이 구역에서 안전을 지켜 서행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예열과 후열은 해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자마자 바로 액셀러레이터를 깊이 밟거나 어차피 정차해야 할 것이 뻔한 신호 앞에서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동네 레이서’들은 생각보다 많다. 이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습관이다. 안전과 차의 성능 유지를 위해서도 버리는 것이 좋다.
내 차도 터보엔진인데, 고급유 넣을까 말까? |
가격도 일반 휘발유에 비해 비싸고 고급유란 이름이 붙어서 더 좋은 연료인 것처럼 알려진 고급유. 그러나 사실 옥테인 함유량이 높은 고옥테인 휘발유일 뿐이다. 법적으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고시에 의해 결정되는 규격으로 94RON(Research Octane Number) 이상을 고급유라 칭한다. 정유사, 주유소마다 차이는 있으나 이를 하한으로 한다. 옥테인가는 분자식이 옥테인과 동일한 이소옥테인과 노멀 헵테인이라는 탄화수소 이성질체를 섞은 표준 연료에서 이소옥테인의 비율을 가리킨다. 노멀 헵테인은 노킹(고압, 고온에서의 가솔린 이상 폭발) 성향이 강하고 이소옥테인은 이를 방지하는 안티 노킹 성향이 강하다. 옥테인가 94라면 이소옥테인 비율이 94%인 연료로 노킹 방지에 유리하다.
동급 배기량의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 토크가 높은 터보차저 엔진은 연소실의 온도도 높다. 이런 차들인 경우 제조사에서 ‘고급유 권장’이라는 표시를 주유구에 붙여두기도 한다. 사실 전문가들은 터보 엔진이라 하더라도 2.0리터 미만이거나, 터보차저의 용량이나 부스트 압력이 큰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고급유가 필요없다고 한다. 이 경우 실질적인 출력 증가가 채 2~3ps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게다가 한국의 주요 정유사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일반 휘발유의 평균 옥테인가도 90RON 정도로 높은 편이어서 리터 당 300~400원이 더 비싼 유종을 주유할 필요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유저들 중에는 성능뿐만 아니라 터보차저 엔진의 경우 고옥테인 휘발유를 주유하면 소폭의 연비 상승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호기심 많은 유저들이나 동호회를 중심으로 이를 직접 시험해 올리기도 한다. 물론 공인된 연비 시험법에 준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이론적으로는 엔진 폭발 시점을 조금 늦춰 주는 경향은 있으므로 피스톤이 충분히 제 행정 거리를 다 활용해 강한 토크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터보차저 기반의 다운사이징 엔진은 내연기관이 존속하는 한 주류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또한 터보차저 자체도 발전의 여지가 많다. 혼다는 항공기 사업부인 혼다 제트의 기술을 응용해 터빈과 터보차저 내에서의 공기 흐름 등을 최적화하고 있으며, 이는 포뮬러 원 등의 모터스포츠를 통해 실험을 거치고 있다. 때로 관리 차원에서 신경이 쓰인다는 점에서 터보 차저가 기피되는 경우도 있으나, 강속구 투수가 보다 세심한 컨디셔닝을 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신경쓰는 만큼 멋진 퍼포먼스로 보답하는 것이 터보차저 엔진 자동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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