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들의 긴급 사고 대응 기능은 발전하고 있지만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사고는 아직 완전히 제어하기 어렵다. 도로 시스템이나 법규의 정비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운전자 개개인의 예방과 대처가 중요하다. 그 중 계절에 맞는 타이어 교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컨텐츠에서는 겨울에 흔히 장착하는 윈터 타이어 및 스노우 타이어의 실제 제원 그리고 지능형 지형 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4륜 구동 차종에도 겨울용 타이어가 필요한지를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12월, 피할 수 없는 계절적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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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통사고 발생 빈도는 12월에 집중된다. 과거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보험개발원이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12월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23.5%로 가장 낮은 3월의 20.8%보다 2.8% 포인트 높다. 별 것 아닌 수치 같지만 보험사들의 손해율을 산정하는 기준으로는 큰 차이다. 시간이 제법 지난 자료이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2019년 12월 상주-영천 고속도로의 교량 곡선 구간에서 발생한 43중 추돌사고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월별 평균 기온은 1월이 최저 -7℃, 최고 1℃, 12월이 최저 -3℃, 최고 4℃로, 12월이 조금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눈, 비를 포함한 강수량은 1월보다 많다. 겨울 날씨의 특성상 눈, 비가 내린 후 기온이 급강하하고 이는 결빙으로 이어져 차들의 마찰력을 떨어뜨린다. 특히 2019년에는 12월 기온이 예년 대비 온화한 편이었으나 편차도 컸다. 결빙 범위 확대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던 셈이다.
물론 12월뿐만 동절기 전반적으로 노면 상태가 좋은 달은 없다. 노면 온도가 약 7℃로 떨어질 때 부터 동일 제원의 타이어라 하더라도 제동거리는 늘어난다. 여기에 눈비까지 오면 제동거리는 상온, 건조 조건 대비 최대 4배까지 길어질 수 있다. 도로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고 타이어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그만큼 약해지는 밀착력 때문이다.
윈터, 스노우 타이어, 같은 게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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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타이어 제조사들은 이런 겨울에 대처하는 용도로 윈터 타이어와 스노우 타이어 등 동계 대비용 타이어를 시판하고 있다. 거주지나 주 동선의 도로에 상습 결빙이 있거나 눈이 자주 오는 지역의 운전자들이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겨울을 대비해 내가 장착해야 할 타이어가 윈터 타이어인지 스노우 타이어인지 헛갈릴 수 있다. 두 종류의 타이어가 동일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큰 맥락 속에서 보자면 윈터 타이어는 마찰력의 개선을 위해 컴파운드 즉 타이어 소재의 혼합에 중점을 둔 타이어이고, 스노우 타이어는 발수를 위한 타이어 트레드 패턴 기술에 방점을 둔 제품이다. 물론 스노우 타이어도 기본적으로는 저온에서 마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컴파운드를 공유하며, 윈터 타이어 역시 마찰 저항을 높이는 트레드 패턴 및 미세 홈인 커프를 갖고 있다.
타이어의 컴파운드를 구성하는 물질은 천연 고무, 실리카, 카본 블랙, 오일 등으로 다양하다. 이 중 온도에 따른 변형이나 경화에 잘 견디는 실리카의 비중이 높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컴파운드라 하여 온도가 낮거나 결빙된 노면에서 마찰력은 최대한 유지하되 일반적인 노면에서의 구동 저항은 줄여 윈터 타이어의 약점으로 여겨지던 연비를 개선한 제품도 나오고 있다.
스노우 타이어는 발수 패턴에 역점을 둔다. 특히 그루브(홈)을 깊게, 불규칙한 형태로 만들어 눈길에서 마찰력을 높이는 한편 끼어들었던 눈이나 물이 빠르게 뒤로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또한 갑작스런 좌우 하중 이동에 잘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한 카커스(carcass, 타이어의 골격) 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잘 사용하지는 않지만 잦은 폭설이 이어지는 지역이나 특수 목적의 차종들은 징이 박힌 스터드(경량 철골) 타이어도 있다. 그러나 이는 도로 파손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제한적으로만 사용되는 추세다.
윈터 타이어나 스노우 타이어의 수명은 다소 짧다. 주행 거리가 길지 않음에도 대략 3~4년이 한계로 알려져 있다. 경화에 의해 측면부 갈라짐 현상 등이 보이면 충분한 마찰력 발휘가 어려우므로 장착은 피해야 한다. 물론 타이어 보관 서비스를 해주는 곳에서는 습기나 온도 변화의 영향을 덜 받도록 비닐로 꼼꼼하게 포장해 보관하는 곳도 있지만 이 역시 능사는 아니다. 다만 갈수록 타이어 제조사의 기술도 발전하고 있으므로 그 수명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륜 구동에 지능형 지형 관리 시스템까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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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온라인 거래를 통해 윈터 타이어나 스노우 타이어도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협력 장착점을 통하면 공임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어찌됐든 전체적인 비용을 따지면 목돈이다. 경우에 따라 타이어 보관료가 비쌀 수도 있다. 운전자별 거주 지역에 따라서는 일 년에 한두 달인 혹한기나 강설기 때문에 타이어를 교환하는 것이 아깝게 여겨질 만하다.
혼다의 파일럿에 적용된 지능형 지형관리 시스템처럼 눈길에도 마찰력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4륜 구동 시스템이 있다면 고민은 더욱 커진다. 실제로 해당 시스템이 지원하는 진흙길과 모랫길 등은 조난에 가까운 상황이 아니라면 일반 주행 모드로도 충분히 마찰력을 조절해나가며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빙판길이나 눈길은, 네 바퀴 중 한 곳이라도 마찰력이 살아 있을 확률이 높은 진흙이나 모래와 상황이 다르다. 특히 중부 내륙 및 수도권, 강원권처럼 겨울 기온이 낮고 눈이 자주 오는 곳에 거주한다면 4륜 구동 기능만으로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 터널 입구, 커브길 등에 형성되기 쉬운 블랙아이스의 위험만 해도 그러하다.
만약 적설량이 많은 지역이라면 스노우 타이어를, 눈 자체는 많지 않지만 다음 날 결빙이 잦은 곳이 주 동선이라면 빙판길 주행 성능이 강화된 윈터 타이어가 적합하다. 최근 주요 타이어 제조사들은 홈페이지에서 차명만 입력하면 타이어의 제원에 따라 어울리는 윈터, 스노우 타이어 제품을 알려주기도 한다. 예컨대 단면폭 245㎜, 편평비 50%, 내경(휠 직경) 20인치인 혼다의 파일럿을 한 타이어 제조사의 타이어 찾기 창에 입력하면 이에 맞는 윈터 혹은 스노우 타이어가 추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형 SUV로는 비교적 일반적인 사이즈의 타이어이므로 맞는 제품을 찾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
자동차와 기술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줄어들지 않는 겨울철 교통사고는 한편으로 인간이 자연 앞에서 그만큼 미약한 존재라는 점을 말해준다. 4륜 구동이 능사가 아니듯 윈터 타이어나 스노우 타이어를 장착한다고 해도 분명 한계 상황은 있다. 물론 그 한계를 조금 더 확장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운전자들의 안전 운전만한 겨울 안전 시스템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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