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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소식

어코드 하이브리드 트랙 주행 도전기

혼다코리아 2023.04.17 121

요즘 트랙 주행은 더 이상 다가가기 어려운 취미가 아니다. 서킷별 라이선스는 약 10만 원 내외로 1년간 쓸 수 있고 스포츠 주행 체험 요금도 한 세션(15~20분) 당 5만 원 내외로 인하됐다. 모터스포츠 드라이버로 공식 경기에 도전할 계획이 아니라면 별도의 튜닝이나 물품 비용을 감당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요즘은 일상에서 타는 차량으로 스포츠 주행을 경험하며, 공도에서 느꼈던 답답함을 일상의 무게와 함께 털어버리고자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혼다 포스트지기도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함께 도전에 나섰다.

 

 

 

 

 

고성능 차와 ‘마실용’ 차량이 한 곳에!
부담없이 즐기는 서킷 주행

 

 

스포츠 주행 세션 시간은 오전 11시 10분부터 20분간이었다. 해당 세션 트랙 주행을 함께 했던 차들의 면면은 다채로웠다. 유명한 후륜 구동 고성능 차종도 있었고 레이싱 스쿨에서 교육용으로 활용하는 10세대 시빅 타입 R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시빅 타입 R은 2017년 4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구간을 7분 43초 8로 통과하며 당시 양산 전륜구동 차량 최단 랩타임 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차다. 이번 트랙 주행 중,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앞에서 그 발군의 코너링을 유감없이 보여 주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보다 무거운 미국 브랜드의 세단도 보였다. 실제로 출시된 지 10여년이 지난 구형 국산 세단에 약간의 튜닝을 더해 서킷에 들어오는 트랙 마니아들도 적지 않다. 트랙은 경쟁의 장이라기보다 하나의 즐거운 자동차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아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이것이 가능한 것은 그만큼의 안전 교육과 불문율에 가까운 매너 덕분이다. 특히 국내 서킷 이용 인구가 많아지면서 각 시설의 라이선스 교육은 사고 예방 중심으로 개편됐다. 또한 고속으로 접근하는 차량이 후미에 보이면 우측 방향 지시등을 점등하며 피해주고, 추월한 차량은 룸미러를 통해 수신호로 답하는 매너도 비교적 널리 퍼져 있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봄날의 트랙에 오르다

 

 

뉴 어코드의 핸들링 성능은 정평이 나 있으나, 파워트레인 및 서스펜션 세팅은 일반 도로 주행에 맞춰져 있다. 따라서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로 트랙에 들어가는 목적도 서킷 주행의 즐거움과 함께 일반 도로 지향형의 타이어나 세팅으로 어느 정도의 펀 드라이빙을 할 수 있는지 ‘맛’을 보는 데 있었다.

 

 

 

 

다행히 인제의 날씨는 20도에 육박했다. 예약해 둔 스포츠 주행 세션 시간, 트랙 노면 온도도 마찰력을 확보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타이어는 전?후륜 모두 단면폭 235㎜, 편평비 40%이고 안쪽 지름 즉 휠 사이즈는 19인치다. 또한 장착된 타이어는 승차감 중심의 제품이지만 트레드 컴파운드에 오일을 더해 유연성을 높인 모델로 코너링 시 접지력을 강화한 모델이다. 트랙에서는 운전 기술도 중요하지만 차를 믿는 것도 중요한데, 마음을 맡길 수 있는 제원이다.

 

 

 

 

 

 

적절한 코너링 손맛과
160km/h의 최고 속력

 

 

스포츠 주행 코스는 인제 스피디움의 주요 코너를 거의 다 경험해볼 수 있는 3.908km의 풀 코스였다. 함께 주행하는 차량들의 흐름을 위해서는 속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도 중요했고, 차량의 전장이 길기 때문에 브레이크보다는 가속 페달을 중심으로 차량을 제어하려고 했다. 물론 인제 스피디움의 까다로운 코너는 쉽지 않았고 선회 시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소리도 들렸지만, 그래도 바깥쪽 타이어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버텨냈다. 실제로 주행이 끝난 뒤 타이어의 마모도도 제한적이었다.

 

주행 모드는 스포츠 모드였다. 계기반에 표시된 차량의 투시도에서 파워트레인과 댐퍼가 붉게 물든다. 센터페시아 터치스크린의 에너지 플로우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그야말로 전력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나중에 주행을 마치고 보니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전 상태는 완충에 가까울 정도로 회생 제동의 효율이 높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최고 속력을 맛본 구간은 피트와 메인 관중석 사이 직선구간 약 680미터 구간이다. 시작부는 내리막이지만 직전 코너가 까다로워 관성을 그대로 이어받아 주행하기에는 쉽지 않다. 이 구간에서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160km/h를 기록했다. 이 구간에서 일반적인 승용차들의 평균은 넘어서는 속력이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답게 주행 중에도 실내가 조용한 것 역시 색다른 경험이었다. 최고조에 달한, i-VTEC 특유의 구동음과 모터의 회전음이 섞여 독특한 소리를 들려주었는데, 이 역시 평소에는 들을 기회가 드문 엔진의 존재감이다.

 

 

 

 

직선 구간 통과 이후의 코너도 헤어핀 못지 않게 까다로운 구간이었지만, 어코드는 이 구간도 무사히 통과했다. 최고 속력으로 직선 구간 통과 후 만나는 코너는 지도상으로는 얼핏 완만해 보이나, 직선 구간 대비 180° 방향 전환 구간이다. 이 구간에서 강력한 제동력과 모터 기반의 재가속 능력이 빛을 발했다. ‘날씨 요정’의 힘은 덤이었다.

 

 

 

 

 

혹독한 테스트 버텨낸 섀시,
날렵한 준대형 세단

 

 

전체적으로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움직임은 날렵했다. 생각해보면 이상할 것이 없다. 어코드의 섀시는 이런 혹독한 테스트 과정을 모두 버텨내고 양산됐다. 실제 미국에서는 어코드 기반의 튜닝카로 레이스를 즐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후륜 차축에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장착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너링에서 원심력을 이겨내고 스티어링 정렬 시 자리를 바로 잡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인제 스피디움과 같은 트랙에서 타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며, 일반 도로에서 이와 같은 드라이빙을 시도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트랙 주행에 결코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준대형급 전륜 구동 세단, 특별히 튜닝을 거치거나 고마찰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의 차량으로 안전하게 마쳤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킷 주행은 즐거운 레저이기도 하지만 자동차의 관점에서는 기본기의 재확인이다. 그리고 이 기본기에 대한 시험 조건은 일반 도로에도 존재한다. 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함께 한 서킷 주행은 아름다운 봄날의 언택트 레저를 넘어, 운전자를 지켜줄 수 있는 그 기본기의 힘을 확인시켜준 기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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