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일상 공간 중 가장 정서적인 공간이다. 집이나 일터와 달리 개인적 성향이 강한 공간이라,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서 표출이 가능하다. 특히 음악을 감상하는 행위가 그러하다. 차창을 열어놓지만 않는다면 차 안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것도 자유롭다. 자동차에서 음악을 듣다 보면 필연적으로 해당 자동차의 음향적 특성과 가치를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된다. 그렇다면 주행 소음이 최소화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는 어떨까?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도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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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음악 감상에 대해서는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의견이 모두 존재한다. 그러나 일상의 스트레스가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강조되고 있는 요즘, 안전운전을 방해할 정도의 볼륨만 아니라면 음악 감상 자체가 건강 관리에 좋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19년, 브라질 상파울루대의 연구 결과는 이를 입증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여성운전자 중 운전에 능숙하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주행 중 음악을 들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심박수 변경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음악 없이 운전한 날의 심박수가 음악을 들으며 운전한 날보다 변화 폭이 컸다. 이는 교감신경계가 흥분한다는 의미로, 이런 조건에 자주 노출되면 심장 질환이 생길 위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인가를 타고 이동 중에 음악을 즐기는 행위는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낙이었다. 각국의 왕들은 행차 중에 악대를 앞세워 정사의 시름을 덜었고, 조선 선비들은 말을 타고 가며 바람을 노래하고 달을 희롱했다. 자동차 시대에 접어든 이후에는 1930년대부터 순정 사양의 라디오가 차량에 장착됐고, 직접 음악을 골라 차 안에서 들을 수 있는 매체 위주의 카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의 일이다.
1세대 혼다 어코드의 오디오 시스템
그 이후 1980년대부터는 차량용 CDP와 블루레이가 장착됐는데, 그 인기는 짧았다. 2010년대 이후 현재의 음악 감상 방식은 물리적 매체보다는 스마트폰 및 커넥티비티 기능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1980~90년대에 본격적으로 원하는 음반을 사 모았던 이들은 아직도 CDP가 장착된 차량에 대한 향수가 있다. 실제 혼다의 미니밴 오딧세이와 파일럿에는 아직도 CD 및 블루레이를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들어간다. 편의성 면에서 그 이후에 등장한 웹, 모바일 기반 재생 방식보다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휴대성과 소리 정보량의 최대 공약수는 CD라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CD 케이스 및 디스크의 아트웍 그 자체가 주는 정서적 만족감도 무시할 수 없다.
CDP가 적용되는 혼다 파일럿
그래서 최근 레트로 열풍과 함께, 튜닝을 통해 턴테이블 플레이어까지 장착하는 사례도 있다. 튜닝 전시회의 오디오 튜닝 분야를 보면 차량 가격을 넘을 정도의 방음, 방진 튜닝이 되어 있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매체가 어찌 됐든, 차량에서 음악을 듣는다는 행위가 자동차 문화의 중요한 축임을 알려주는 사례다.
음악 감상에 까다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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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동차의 구조는 태생적으로 음악 감상에 유리하지만은 않다. 일단 주행 중에 발생하는 많은 소리는 아무리 억제돼 있다 하더라도 감상하려는 음악의 주파수에 영향을 주는 소음이다. 소음은 구동 계통은 물론 주행 중 차체 모든 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
소음이 듣고자 하는 음악 소리를 방해한다면, 캐빈 공간의 구조는 고른 울림을 만들어내는 데 불리한 제약이다. 소재 자체도 유리처럼 딱딱한 반사체와 소리를 거의 흡수하는 시트 및 내장재가 혼재해 소리를 고르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
물론 현재 차량 NVH(노이즈, 진동, 거슬림) 제어 기술은 크게 발달해 있고 실내 공간의 사운드 디자인 수준도 높아졌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한계는 존재한다. 차량을 완전한 프리미엄 청음 공간처럼 구성할 수는 있지만 그러자면 차량의 중량이 증가하고 비싸진다. 만들고자 하는 차량의 성격이 그러하다면 몰라도 기민한 주행 성능과 친환경성까지를 고려해야 한다면 음향 조건을 최우선시할 수는 없다. 많은 오디오 전문가들이 자동차 사운드 시스템에 지나친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차량용 오디오 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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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주파수는 통상 20~2만Hz(헤르츠) 범위다. 이 채널을 일정한 대역으로 나눠 각자 영역에서 기능하게 하는 것이 스피커 채널 분리 개념이다. 따라서 스피커 채널이 많다는 것은 음악을 이루는 기악 요소들을 주파수대별로 분리하기 유리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자동차의 경우 불리한 울림 환경을 다양한 스피커 배치로 보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카오디오에도 왕도가 있을까? 혹은 오디오 브랜드의 가치가 모든 것을 책임져 줄 수 있을까? 한 오디오 컬럼니스트는, 가장 많이 듣는 질문으로 좋은 오디오 혹은 자신에게 가장 맞는 오디오를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꼽은 바 있다. 그 때 가장 좋아하는 음반 3장을 들어볼 것을 권한다고 한다. 자신이 가장 익숙하게 듣는 음악이라면 음색 표현이나 각 주파수 대역에 해당하는 악기 소리들의 분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고 기준을 잡을 수 있는 까닭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한다면 가능한 한 디지털 청취환경에 적합하도록 마스터링된 음원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마스터링이란 음악 결과물을 매체에 기록하는 최종 단계 작업으로 음량과 전체 주파수 대역의 소리 정보, 균형 등을 정돈하는 작업이다. 당연히 마스터링은 사람들이 자주 듣는 매체의 성격에 맞춘다. 지금은 물리적인 음반을 중심으로 감상하는 시대가 아닌데다, 대부분 자동차에서의 음악의 재생은 스마트폰 등 IT 기기와 자동차의 무선 연결을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예전 음악이라 하더라도 현재 디지털 환경에 맞게 리마스터링을 거친 음악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리하자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차량 환경에 가장 적합한 포맷으로 들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 이 때 너무 어려운 전문 용어나 리뷰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번 들어보면서 자신의 귀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
주행 중의 청취도 중요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볼륨은 외부 신호음 등을 듣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일정하게 조절하고, 일정한 주행 속력으로 달려 보면서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40~50km/h 대의 시내 도로 주행에서부터 80km/h 이상의 고속도로 주행 등 다양한 조건에서 어느 정도로 자신이 알던 소리를 전해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들려주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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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자신에게 좋은 오디오를 선택하는 방법에서 알 수 있듯 소리라는 현상은 주관적이다. 물론 각 주파수 대역마다의 세밀한 표현력 등은 제품의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를 구분할 정도에 달하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 감각 훈련을 거치거나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여기서는 일반적인 청취차들이 느낄 수 있는 정도를 기준으로 각 장르 음악에 대한 인상과 하이브리드라는 파워트레인의 NVH 조건에서 음악을 들을 때의 특성을 간략히 전한다.
클래식 중 실내악이나 재즈 트리오 연주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듣기에 좋은 장르 중 하나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충전량이 충분할 때, EV 모드로 주행하면 적어도 차 안에서는 아주 작은 소리도 들릴 정도의 환경이 된다. 여운이 엷고 긴 클래식 음악의 마지막 부분도 비교적 또렷이 들린다. 이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할 때도 비슷한 현상이다.
비교적 최근에 녹음이 이루어진 강렬한 헤비메탈 음악도 고른 퍼포먼스로 느낄 수 있다. 과장된 중저역이나 찢어질 듯한 고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잡히고 깨끗한 소리가 들린다. 최근에는 이러한 타입의 음악도 디지털적인 청취환경을 고려해 작곡되고 제작되므로 자연스런 결과다.
주파수 대역마다 정보량이 풍부하며 보컬 퍼포먼스를 내세우는 인기 아이돌의 솔로곡들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더 매력을 발한다. 이 때 고역대를 담당하는 트위터 스피커와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어쿠스틱 글래스가 좋은 조화를 이룬다. 불필요한 진동을 막아주는 한편 적절한 소리의 반사로 소리의 색채감과 입체감이 느껴진다. 스테레오와 서라운드 사운드 믹스 기능을 활성화하면, 홈시어터처럼 운전자 주변에서 소리가 울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유명 오디오 브랜드들은 자동차 제조사와 개발 단계부터 함께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제 좋은 퍼포먼스를 들려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동차 오디오에서 더욱 중요한 사안은 얼마나 해당 차종의 NVH 특성을 고려한 청취 환경 설계가 이루어졌는가에 관한 것이다. 기본기라 하면 최고를 양보할 수 없는 혼다의 자동차답게,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음향 환경도 적정과 균형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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