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에 비해 사람들의 눈에 자주 띄지는 않지만, 차를 중고로 판매하려고 할 때 의외로 사용감에 대한 지적을 받는 것이 시트다. 특히 이물질로 인한 변색이나 얼룩은 일반적인 사용감과 다른 부주의의 흔적이 되기도 해 가격이 깎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시트 얼룩은 지금과 같은 여름철에 잘 발생하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내 차가 내 품을 떠나는 순간에도 ‘대접’받게 할 수 있을지를 살펴봤다.
가죽 시트에 얼룩으로 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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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나 유럽 대비 한국의 자동차 유저들이 확연히 선호하는 사양 중 하나가 가죽 시트다. 오염에 견디는 능력이 우수하고 특히 냄새가 쉽게 배지 않는 덕분이다. 물론 최근 나오는 차량들의 섬유재는 특수 항균 섬유를 적용해 오염에 잘 견디나, 역시 한국에서 이를 적용한 차량은 좋은 반응을 얻기 어렵다.
그러나 가죽이라고 모든 오염에 잘 견디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액체류에 의한 변색은 차주들의 신경을 긁는다. 특히 계절적으로 여름에 이런 얼룩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언제든 엎질러질 수 있는 음료, 땀, 선크림부터, 벌레 사체들까지 다양하다. 특히 여름철, 피를 빨아 통통해진 모기는 탁 때려잡으면 그대로 얼룩이 될 수 있다. 이 외에 전자담배 액상 및 궐련형 전자담배의 내용물 등도 가죽 시트 오염을 일으키는 물질들이다.
여기에 밝은 색 시트의 경우 의류에 의한 이염 현상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진 소재로 인한 이염 사례는 잦은 편이다. 상당수 운전자들이 밝은 색 시트를 고급스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선크림에 바나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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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썰’이나 ‘카더라’에 가까운 민간요법이 커뮤니티에 통용되곤 한다. 사실 허구라고는 할 수 없고, 쏠쏠한 효과를 자랑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차량에 약영향을 끼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속설들을 간략히 검증해보았다.
선크림의 경우 화장을 지우는 클렌징 크림을 쓰라는 방법은 어느 정도 유효하다. 특히 여름철 도어 트림 안쪽이나 등받이 좌우 사이드 볼스터 등 선크림이 묻기 쉬운 자리의 경우 클렌징 크림으로 간단히 문질러 주면 아무리 오래 된 자국이라도 1~2분 내에 사라진다.
그러나 클렌징 크림이란 물건은 여성들의 경우에도 휴대하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집에 두고 쓰는 것이다. 게다가 남성들이 이걸 들고 다닐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요즘 가죽 시트에 묻은 이물질을 닦는 세정 티슈는 편의점에서도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다.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 등 주요 가죽제품 관리법에서 파생된 방법으로, 바나나 껍질을 이용한 가죽 시트 관리법이다. 명품 가죽 제품의 경우 바나나 껍질의 노란 부분을 이용하는 방식인데, 여기에는 타닌 성분이 들어 있다. 이것으로 문지르면 일종의 무두질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실제로 명품 브랜드 관계자들이 권했던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거형으로 표현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전자상거래가 놀랍도록 발달한 현재의 한국에서는 그냥 가죽 클리너를 쓰면 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가죽 시트도 마찬가지다. 가죽의 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얼룩만 제거할 수 있는 약제 기반의 시트 세정제가 많다. 가죽의 종류와 가공법에 관계 없이 쓸 수 있는 다용도 제품도 나온다. 굳이 바나나 껍질까지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여름에는 당분이 많은 청량 음료나 카페 등에서 제조된 음료를 차 안에서 많이 마시게 된다. 이런 것들은 가죽시트에 심한 오염을 일으키기 쉽다. 특히 끈끈한 당분은 오래 방치하면 얼룩이 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얼룩을 과산화수소수(H2O2)로 지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통용됐다.
그러나 과산화수소수는 단백질을 녹이는 성질이 있다. 물론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소독용 과산화수소수는 그 농도가 2.5~3.5%에 불과하지만 혹여 이를 쏟기라도 하면 더 큰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 역시 다용도 세정제나 티슈만 이용해도 된다.
COVID-19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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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무엇보다 방역이 중시된다. 그 일상 방역의 일등 공신은 에탄올 소재소독제다. 그런데 가죽제품이 많은 백화점의 명품 코너나 전시장을 방문하면, 손 소독제가 마르기 전에 제품을 만지지 말라는 권고를 받을 때가 있다. 알코올 성분이 변색을 일으킬 수 있는데다, 가죽을 건조하게 만들어 갈라질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같은 원리로, 자동차에서 운전자가 가장 많이 만지는 스티어링 휠에 직접 에탄올 소독제를 뿌리는 것도 비슷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차량용 다용도 세정 티슈를 두고 가볍게 훔쳐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직접 하기 어려운 특수 관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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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트 관리 역시 외장 관리처럼 차주가 약간만 부지런하다면 직접 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다양한 케미컬 제품들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관리도 있다.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밝은 색상의 시트가 적용된 차의 경우 이염을 포함한 오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코팅도 그러한 관리법 중 하나다. 통상 파라핀 계열의 왁스를 사용하는데, 왁스가 가죽 속으로 침투하게 한 후 다시 왁스를 덧발라 보호층을 만드는 방식이다. 따라서 원래 가죽 톤보다 약간 어두워질 수는 있다. 시공 비용은 차종 크기, 왁스 제품 등에 따라 다르지만 파일럿 같은 대형 SUV의 경우 40~50만 원 정도부터 시작한다.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아직 음식물을 먹을 때 많이 흘리는 유아들이 있거나 반려동물을 태운다면 시공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염 제거는 일반적인 차주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염된 부분이 보기 싫다고 박박 문지르거나 과산화수소수 등을 과하게 사용하면 시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 이런 경우는 전문 샵에 맡기는 것이 정답이다. 샵에는 우선 이염된 염료가 가죽으로부터 분리되도록 하는 작업부터 세심하게 거친다. 그 이후에 가죽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염료를 닦아내고 보습과 보호의 과정을 더한다. 전문가의 손길이므로 비용은 적지 않으나, 이염된 시트를 원래 상태와 가깝게 돌려 놓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운전석에 나타나는 시트 늘어짐의 복원은 상당한 비용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물론 이마저도 원래에 가깝게 복원되는 것은 아니지만 늘어나 접히고 쭈글쭈글해진 부분은 통상 열풍기를 통해 모양을 바로잡을 수 있다. 물론 열풍기만이 아니라 식힌 후 보호 약제를 시공하고 모양을 잡는 작업이 들어가므로 난이도가 높다. 운전석에 앉는 자세나 습관이 좋지 않을 때 더 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니,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바짝 붙이는 것이 좋다. 턱까지 살짝 당기면 디스크 예방 효과도 있다.
물론 자동차 시트의 내구성에는 한계가 있다. 몇 번의 계절을 지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월의 흔적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의 얼굴도 관리하기에 따라 수 년의 세월을 당길 수 있듯, 자동차 시트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관리를 통해, 차의 ‘속 나이’ 시계를 잠시 멈춰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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