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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소식

한국과 미니밴의 가교, 10단 자동변속기

혼다코리아 2023.04.06 260

자동차의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엔진이 하는 일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전제로 할 때 가장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트랜스미션’이다. 가능한 한 정속 주행과 같은 상태가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변속 시에는 구동력의 단절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트랜스미션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수년 전부터 자동차 제조사 및 변속기 제조사들은 다단화를 통해 이러한 가치를 구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10단 변속기는 시대의 요청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혼다는 전륜 구동 자동차 최초로 10단 변속기를 고루 적용하며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10단 자동변속기, 이상과 과제

 

10단 자동변속기의 등장은 변속기 다단화의 과정에서 필연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6년 이후이다. 이는 다단화와 경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같은 방향으로 몰아 잡기가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다단화는 전자의 과제를 해결할 수는 있지만, 중량 증가를 피할 수 없었다. 소재의 경량화는 강성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낳았고, 강성의 확보와 경량화 모두를 해결하면 이번엔 제작 단가가 문제였다. 10단 자동변속기의 비전을 내세운 제조사들이 주로 고성능, 고가의 자동차를 중심으로 경쟁해온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혼다의 10단 자동변속기]

 

 

하지만 10단 자동변속기에 대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각국 정부는 2020년대 초반까지 높은 기준의 연비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해당 제조사에 대한 불이익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변속효율과 무게, 그리고 제작 단가 모두를 잡는 10단 자동변속기의 개발과 상용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특히 공차 중량이 무겁거나, 탑승 인원이 많은 미니밴의 경우, 10단 변속기는 차종 자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테크놀로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혼다의 10단 자동변속기 내부 기어]

 

 

우수한 변속기 탄생의 조건, 해당 자동차에 대한 이해

 

전세계의 자동차 제조사 중 엔진을 제작하는 제조사는 많아도, 변속기를 자체 생산하는 제조사는 의외로 많지 않다. 특히 특히 엔진과 변속기 모두를 개발 및 생산해 자체 파워트레인을 자사 자동차에 탑재할 수 있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물론 변속기는 개발에 많은 비용이 드는데다, 기존 변속기 제조사들이 주요 테크놀로지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어 개발이 쉽지 않다. 따라서 유수의 제조사 중에서도 주요 변속기 전문 제조사와 협업하거나 이를 구입해 장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이 경우 비용 절감 외에도 첨단 기술의 변속기를 채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우수한 변속기의 개발을 위한 전제는 바로 해당 차종에 대한 깊은 이해라는 점이다. 일부 제조사들이 많은 연구비를 들여서라도 엔진과 변속기를 모두 개발하는 데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혼다는 그러한 제조사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거두어 왔다.
 
혼다의 10단 변속기 채용이 돋보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FF 레이아웃(프론트쉽 전륜 구동)을 기반으로 한다는 데 있다. 비교적 변속기 레이아웃이 여유로운 FR(프론트십 후륜 구동) 구동 차량이 아니라, 패키징 공간이 제한적인 전륜 구동 차량에 10단 변속기를 채용한다는 것은 까다로운 과제였다. 그렇다고 캐빈 공간의 여유로움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이는 혼다를 위한 10단 변속기는 혼다만이 만들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혼다는 기어와 클러치의 결합 구조를 개선해 기어박스의 크기를 25㎜ 줄였으며 이를 통해 전체 패키징 공간 역시 45㎜를 줄이는 데 성공해 전륜 구동 자동차를 위한 최적의 10단 변속기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연구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혼다는 2017년 상반기에 미국 조지아주와 오하이오주의 공장에 각각 1억 달러와 4억 9,000달러를 투입해 10단 변속기 생산을 시작했다. 조지아 주 공장의 정밀 부품 책임자인 ‘마사히코 카야마’는 이러한 투자에 대해 “조지아 주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일자리 창출)이자 첨단 기술에 대한 몰입도와 생산 능력의 증명”이라고 표한 바 있다. 특히 자동변속기 다단화의 개념이 미국에서 시작된 것인 까닭에, 이 발언은 상징성이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일상의 다양한 주행을 응원하는 10단 자동변속기

 

혼다의 10단 자동변속기는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기종에 적용된 10단 변속기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특히 많은 탑승 인원이나 적재 물품을 수송해야 하는 미니밴의 경우, 엔진회전수가 높아지는 출발 시점을 빨리 벗어나 엔진회전수가 낮은 항속 영역으로 들어설 수 있게 해주는 변속기가 필요하다. 오딧세이에 장착된 10단 변속기의 기어비는 1단 1:5.246에서 10단 1:0.517까지이며, 6단에서 1:1로 세팅되어 있다. 종감속비는 1:3.61이다. 저단에서는 기어비가 넓고 고단으로 갈수록 기어비가 촘촘하게 좁아진다. 미국 기준으로 70mph(113km/h) 항속 주행 시, 10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오딧세이의 엔진회전수는 1,500rpm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6단 자동변속기의 1,900rpm보다 400rpm이나 낮은 수치다. 이와 같은 낮은 엔진회전수로 항속 주행 시 고속도로 연비의 경우 11.5km/L를 구현한다. 국내 기준 복합연비 역시 미니밴으로는 우수한 수준인 9.2km/L를 구현한다.

 

 

[오딧세이의 계기반에 표시된 연비]

 

 

그렇다고 10단 변속기가 부드러움에만 치중한 ‘심심한’ 변속기는 아니다. 혼다의 10단 변속기는 시프트 패들을 이용해 보다 다이내믹한 변속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낮은 단으로의 변속 시 변속 단수를 건너뛸 수 있게 설계되어 보다 다이내믹한 가속을 구현하거나 언덕길에서 효율적인 엔진 브레이크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근래 다단 변속기 개발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클러치 투 클러치(clutch to clutch) 시스템(각 단 사이마다 클러치를 두고 이를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성능으로, 한 번에 2단, 4단의 하향 변속이 가능하다. 또한 이 시스템은 4세대와 현행 5세대에도 적용되고 있는 기존 6단 자동변속기 대비 변속이 약 0.75초 빠르게 이루어진다. 이로 인해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도 10단 변속기의 장점이다. 

 

 

[오딧세이의 변속버튼]

 

 

한국의 도로 환경을 이해하는 10단 변속기

 

국내 시장에 투입된 오딧세이에는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제외하고 미국 시장에 적용되는 최고 사양이 적용되어 있다. 10단 변속기도 그 중 하나다. 사실 한국의 주요 도심 도로는 다단 변속기의 진가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다. 정체가 잦고 경사구간이 많으며, 간선 도로와 지선 도로가 곳곳에서 맞물리는 까닭이다.
 
고속도로나 외곽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레저 인구 비율이 높은 미니밴 운전자들은 산길 등의 경사로를 주행해야 할 경우도 많다. 이러한 곳에서는 저단 기어에서의 등판력도 중요하지만, 한 단계 빠른 변속을 통해 엔진의 부하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실제로 강원도 산간의 주요 도로를 운행하다 보면 지속되는 경사로 노면에 ‘엔진과열 주의’ 표시가 되어 있는 곳도 적지 않다. 더군다나 많은 인원이나 장비를 실은 채 운행하는 미니밴이라면 지형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변속기가 필수다.

 

 

 

 

변속기의 특성은 연비와 주행감성 등 자동차 생활의 많은 부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미니밴의 경우는 스포츠카 못지 않게 변속기 성능이 운전자와 동승자의 신체적, 정서적 만족감을 좌우한다. 낮은 연비, 시도 때도 없이 올라가는 엔진회전수와 이로 인한 불쾌한 구동 소음, 거친 변속감 등은 일상 생활과 레저 등에서 모두 피로의 원인이 된다. 그런 면에서 10단 자동변속기는 한국과 미니밴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의 연결에 있어서 중요한 테크놀로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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