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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소식

혼다 하이브리드의 자신감, VTEC 앳킨슨 사이클 엔진

혼다코리아 2023.04.11 144

지난 콘텐츠에서는 혼다의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i-MMD에 대해 살펴보았다. 연비뿐만 아니라 운전의 재미까지 함께 구현하는 혼다 하이브리드의 가치는 다름아닌 엔진에 대한 자신감에 있다.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역시 많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앳킨슨 사이클’ 방식의 엔진을 사용한다. 정교한 모터 시스템과 시너지를 이루는 혼다의 VTEC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대해 살펴본다.

 

 

 

오토 사이클 엔진의 
한계에 대한 고민

 

혼합기를 실린더 안으로 흡입해 압축하고, 여기에 스파크 플러그를 이용해 점화시켜 폭발력을 얻는 오토사이클 엔진은 자동차 역사의 태동을 이끌었다. 그러나 냉각 장치가 발달하지 못했던 자동차 역사의 초기에는, 실린더의 열로 인한 노킹 발생이 잦았다. 이는 필연적으로 소음과 내구성의 약화로 이어졌다.

 

1882년, 영국의 엔지니어이던 제임스 앳킨슨은 하나의 실린더 내에 마주보는 두 개의 피스톤을 두고 압축비를 가변으로 조절하여 이러한 불필요한 노킹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이 때의 엔진은 앳킨슨 디퍼렌셜 엔진이라 불렸다. 그런데 이 시스템은 매우 복잡했고, 피스톤과 연결된 부가적인 커넥팅 로드의 수가 많아 기계적인 고장도 잦았다. 따라서 피스톤에 연결된 커넥팅 로드에 부가적인 커넥팅 로드를 적용해 이들의 원운동으로 피스톤을 왕복시키는 엔진 형태를 고안했다. 이 동작을 통해 앳킨슨 엔진은 앳킨슨 ‘사이클’ 엔진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제임스 앳킨슨은 이러한 발명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행적이 잘 남아 있는 편은 아니다. 물론 유용한 아이디어 제품을 발명한 발명가에게 벤저민 프랭클린 재단이 수여하는 존 스코트 메달을 수상하긴 했지만 정작 그의 시대에는 앳킨슨 사이클이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앳킨슨 사이클, 
VTEC으로 꽃피다

 

앳킨슨 사이클 엔진의 가장 큰 특성은 흡기 행정보다 폭발 시의 행정 거리가 길다는 데 있다. 언뜻 이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폭발 시 피스톤이 움직이는 거리를 길게 하기 위해서는 폭발 압력이 매우 커야 한다. 또한 이 경우 터보차저 등의 과급 장치를 활용하거나 압축비 자체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서의 폭발 행정 시 긴 팽창 거리는 구조적인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즉 부가적인 커넥팅 로드의 움직임에 의해 혼합기의 폭발 시 기계적으로 피스톤의 이동 거리가 늘어나는 구조인 것이다. 이를 통해 압축비를 불필요하게 높여 노킹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구동 계통에 강한 힘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앳킨슨 사이클 엔진의 장점이다. 또한 앳킨슨 사이클은 구조적 특징 덕분에 흡기 행정 시 오토 사이클 엔진보다 빨아들이는 혼합기의 양은 적고, 폭발 시 피스톤의 이동 거리가 길어진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연비가 향상되는 효과도 있다.

 

 

앳킨슨 사이클 엔진(왼쪽)과 일반 오토 사이클 엔진(오른쪽)의 흡기 행정 비교

 

앳킨슨 사이클과 일반 오토 사이클 엔진 폭발 시 행정 거리 비교(출처: http://world.honda.com)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엔진 룸

 

 

이러한 앳킨슨 사이클의 장점은 일본 제조사들에 의해 만개한다. 앳킨슨 사이클은 구조적으로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의 대역이 좁은 편이다. 따라서 저회전 영역에는 구동모터의 강력한 토크가, 고회전 영역에서는 구동 모터의 출력이 대응해 우수한 동력 성능이 구현된다. 예컨대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경우 앳킨슨 사이클 VTEC 엔진의 최고 출력은 145ps, 최대 토크는 17.8kg?m 수준이다. 여기에 구동 모터가 결합되면 합산 최고 출력은 215ps에 달한다. 이 때 최대 토크는 32.1kg?m에 달하는 데 그 구현 범위는 0~2,000rpm으로, 구동 모터의 최대 토크 범위와 일치한다.

 

그렇다면 앳킨슨 사이클 엔진의 장점은 구동 모터의 퍼포먼스를 위한 ‘빈자리’가 많은 것뿐일까?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혼다 VTEC 엔진이 오랫동안 갈고 닦아 온 흡?배기 시스템의 정교한 제어 능력이다. 혼다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과급에 의존하지 않고 이 흡?배기라는 ‘기본기’를 통해서 우수한 퍼포먼스를 구현해 왔다. 이전 콘텐츠에서도 살펴보았듯,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엔진의 작동이 필요 없는 영역에서는 흡?배기 밸브를 닫아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i-VTEC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구조가 앳킨슨 사이클이라는 독특한 방식과 맞물려서 이루어낸 시너지가, 구동모터와의 합을 논하기 전에 먼저 조명받을 필요가 있는 셈이다.

 

 

 

 

 

i-VTEC 앳킨슨 사이클, 
혼다 전동 파워트레인 미래 책임진다

 

혼다는 앳킨슨 사이클 엔진의 상용화에 대한 논의를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해오기 시작했다. 첨단 기술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반복적으로 거쳐 믿을 만한 결과가 나왔을 때에야 적용했던 까닭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미 2010년대가 도래하기 이전, 혼다의 i-VTEC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기반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양산이 가능할 정도로 연구가 진행되어 있었다.

 

 

 

 

그 결실은 어코드의 하이브리드를 비롯하여, 최근 북미 시장에 출시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전용 차종인 인사이트 그리고 역시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동화 파워트레인 전용 차종인 클래리티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혼다 클래리티 PHEV는 1.5리터 i-VTEC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i-MM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배기량이 1.5리터로 낮은데도 불구하고 PHEV 특유의 강력한 배터리 성능과 구동모터의 힘을 통해 최대 212ps의 합산 출력을 발휘한다. EV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로 구성된 클래리티의 라인업은, 2030년까지 전세계 판매 중인 혼다 자동차 중 2/3를 전동 파워트레인으로 구성한다는 미래 전략에 중요한 가교가 될 자동차이기도 하다.

 

 

 

 

최근 첨단 모빌리티의 발달과 함께, 엔진 자동차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전망과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이행될수록 그간 엔진에 숨어 있던 능력은 더욱 부각된다. 발명된 지 한 세기가 지난 다음에야 앳킨슨 사이클이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짐작한 이는 드물 것이다. 그것도 전동화 파워트레인으로의 이행을 돕는 가교로서 미래지향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직 엔진은 우리가 알던 것 이상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엔진의 명가, 혼다라면 이러한 가능성은 더욱 널리 확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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