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08년형 혼다 CR-V를 51만 km 이상 주행해 화제가 된 오너도 있지만, 한국 운전자의 대다수는 운행 기간 5~7년, 적산 거리 7~8만 km 정도면 차를 바꾼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결혼, 출산 등 생애 주기적인 요인이나 경제적 성취로 인한 사회적 지위 변화 등이 크게 작용한다. 또한 한 차종의 세대 교체 주기가 이 정도 시간이므로, 변화를 통해 활력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일종의 자극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에게 어울리는 다음 차는 어떤 것일까? 혼다의 핵심 기종들을 통해 살펴보았다.
30대 중반, 완벽해야 할 첫 번째 다음 차의 조건은? |
2010년대 중반 국토교통부의 교통수단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첫차를 구매하는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차량 교체 희망 주기는 약 5~7년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첫 ‘다음 차’를 경험하는 연령대는 30대 중반이 된다.
이 시기 자동차 선택의 조건으로는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진다. 개인적으로 취미 활동이 왕성해질 수도 있고 막 결혼해 갓 아이가 태어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삶이 확장되고 자신의 즐거움을 활발히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시기 자동차 구매자들이 중시하는 가격, 성능, 연비, 디자인, 실내공간으로 오각형을 그려 보면 각 꼭짓점 쪽으로 거의 꽉 찬 형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효율의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중형 SUV는 이런 까다로운 요구에 충실히 부응한다. 특히 불과 몇 년 사이에 이 체급에서 주류를 차지하던 디젤 엔진을,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엔진이 차지했다. 디젤 엔진 대비 가솔린 엔진의 약점으로 꼽혔던 연비도 터보 기술과 변속기의 정교화, 차체 경량화에 따라 극복됐다.
이런 조건에 가장 잘 부합하는 차가 바로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CVT를 결합한 New CR-V 터보다. 연비는 전륜 구동이 복합 12.6km/L, 4륜 구동이 복합 11.5km/L다. 물론 실제 주행 연비가 더 우수하다는 것이 유저들의 경험담이다. 최고 출력도 193ps에 달하고 24.8kg?m의 최대 토크는 2,000~5,000rpm까지 넓은 영역에서 발휘된다. 일상 주행부터 추월 가속까지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개선된 서스펜션은 주행 시 차별화된 안정성을 보장한다.
게다가 차별 없는 안전이라는 테마의 혼다 센싱은 New CR-V의 두 가지 트림에 공통적으로 적용돼 있다. 이 기능은 LSF(저속 추종 시스템)이 동반된 ACC(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 LKAS(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와 RDM(도로 이탈 경감), CMBS(추돌 경감 긴급제동 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브랜드화된 ADAS(능동형 안전 시스템)의 시초이자 모범이다.
30대 중반의 수입차 고객들은 또한 지나치게 튀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 역시 New CR-V 터보가 부응할 수 있는 부분이다. 5세대 CR-V의 페이스리프트인 New CR-V 터보는 전체적으로 단정한 윤곽 속에 스포티함을 품고 있는 형식이다. 선은 깔끔하지만 범퍼의 볼륨감이 힘 있고도 경쾌한 인상을 준다. 새롭게 적용된 19인치 휠의 디자인 역시 대담한 측면 볼륨감을 자랑한다.
보다 넓은 실내 공간에 대한 요구 역시 이 시기 유저들의 희망사항이다. 특히 갓 아이가 태어나 유모차 등을 적재해야 할 경우가 많고, 싱글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취미 활용 용품을 실어야 할 때가 있다. New CR-V 터보의 휠베이스는 2,660mm이지만 혼다 특유의 공간 활용성이 돋보인다. 2열 공간 풀 플랫 폴딩이 가능하며 이때 뒤쪽 공간은 최대 2,140리터에 달한다.
완벽한 스케일업을 꿈꾼다면? |
한국수입자동차 협회의 통계자료를 보면 대형 SUV나 미니밴은 거의 70%의 비율로 40대 이상이 구입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지금의 40대는 과거 10년, 20년 전의 40대와 다른 역동적인 세대다. 안정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상을 넓게 보고 일과 삶 모두에 있어서의 ‘스케일업’을 꿈꾸는 시기이다. 특히 인간적, 업무적 네트워크를 중시하게 되는 시기이므로 함께 하는 레저나 아웃도어 활동이 왕성해진다. 이 시기에 보다 공간이 여유로운 자동차는, 일상에서 누리는 공간의 확장은 모든 것을 좀 더 크게 볼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심장의 스케일업’은 대형차량을 구매하려는 이들에게 일종의 로망이다. 현재 한국의 중장년층 운전자들은 터보 엔진보다 자연흡기 엔진에 더 익숙한 세대다. 이런 이들에게 근래 보기 드문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인 3.5리터 i-VTEC SOHC 엔진은 매력적인 존재다. 대배기량 엔진이면서도 심플한 구조인 SOHC 방식이어서 전후 밸런스가 좋고 조향 성능이 뛰어나다. 또한 이 방식은 자연흡기 엔진의 약점인 토크 발휘 범위를 넓혀준다는 장점도 있다.
이 엔진의 최대 토크는 36.2kg?m로 4,700rpm부터 발휘되지만 3,500rpm부터 최고 출력 발휘 시점인 6,000rpm까지 최대 토크의 95%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또한 실용 영역인 2,000rpm부터도 이미 최대 토크의 80% 이상 발휘된다. 큰 덩치에도 빠른 가속이 가능하고 가파른 길에서의 등판력 모두 강력하다.
물론 중장년 시기의 자동차 스케일업이라 하면 공간적 확장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대형 SUV나 미니밴의 여유로운 공간은 언제든 사람을 품을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혼다의 파일럿과 오딧세이는 각각 2,820mm, 3,000mm의 휠베이스와 1,995mm의 전폭 덕분에 압도적인 공간을 자랑한다. 단순히 외형이 큰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패키징을 통해 안전과 공간 확장의 가치를 모두 잡은 것이다.
최상위 모델다운 다양한 편의 기능도 적용돼 있다. 다양한 외부 기기와 연결해 영화 감상 등을 즐길 수도 있는 리어 엔터테인먼트와, 3열 탑승자와 대화할 수 있는 캐빈 토크 시스템, 2열까지 적용돼 소음과 진동을 줄여주는 어쿠스틱 글래스까지 다양하다.
최근 2021년형으로 돌아온 파일럿에는 일종의 발 받침대인 러닝보드도 적용됐다. 승하차의 편의를 돕는 기능이자 아웃도어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되는 차량용 액세서리로, 많은 대형 SUV나 미니밴 유저들이 사비를 들여서라도 장착하는 장비다.
다음 자동차를 산다는 것은 삶에 있어 하나의 이벤트 같은 일이다. 구매 계획을 세우는 순간부터 출고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르기까지 설렘이 이어진다. 독자 여러분이 바로 그 ‘기변’의 시기에 있다면, 그 즐거움에 박수를 보낸다. 한 해를 보내는 이 시점, 어떤 자동차를 선택하든 삶이 확장되고 희망차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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