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출시 이후 진행되는 서킷 행사는 극한의 조건에서 해당 차종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 주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안전 상의 이유로, 특수한 차종이 아니라면 SUV로 서킷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혼다의 뉴 CR-V 하이브리드가 서킷에서 그 실력을 공개했다. 매의 눈으로 차를 살펴보려는 많은 미디어 관계자 앞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SUV 섀시의 진면모 경험할 최적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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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영암군에 위치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은 과거 포뮬러 원 대회를 치렀던 국제 규격의 코스다. 이곳의 특징은 우선 강원도의 인제 스피디움이나 태백 스피드웨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평지라는 점이다. 특히 이번 서킷 주행에 활용되는 코스는 출발 그리드를 포함한 메인 스트레이트와 최대 1.3km에 달하는 직선 코스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스포츠 하이브리드 i-MMD의 가치를 경험해볼 기회이기도 했다.
직선 중심이라 해서 결코 쉬운 코스는 아니다. 급격한 헤어핀이 있는 대신 산악지대에 위치해 노면 자체의 경사에 차를 맡길 수 있는 인제스피디움과 달리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영암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차가 견뎌야 하는 횡방향의 외력은 또 다른 차원의 과제다. 특히 전고와 무게중심이 높은 SUV에게는 도전이다.
서킷 타는 데 이렇게 조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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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제법 쌀쌀했지만 다행히 주행 시간은 정오 이후여서 노면 마찰력을 확보하기에 용이했다. 제법 서킷 주행에 경험이 많은 이들도 SUV로, 그것도 트랙 지향의 초고성능보다는 도심과 적당한 오프로드에 어울리는 CR-V를 서킷에 올릴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해했다.
서킷 주행을 통해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것은 섀시 엔지니어링의 견고성이 어느 정도인지라 할 수 있다. 물론 타이어가 일차적인 조건이지만 프로페셔널 드라이버가 아닌 다음에야 타이어를 활용한 드라이빙을 구사하긴 어렵다. 차를 실내에서 한 번, 외부에서 한 번 보며 그 움직임을 확인해보았다.
천천히 코스인해서 만난 제 2트랙 1번 코너는 포뮬러 원 트랙 코스와 공유되는 장소다. 원형으로 도는 코스지만 직선 주로 끝에서 반대로 돌아보는 급코너로 그만큼 버텨야 할 횡력도 크다. 2020년 11월, 혼다 모터사이클의 초고성능 기종인 CBR1000RR-R의 주행 영상을 보면 아예 차가 지면에 누워야 돌아나갈 정도로 강한 횡력이 작용한다. 비교적 느린 속도로 만난 코너임에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차종과 계절적 조건 등을 고려한 안전 조치로 제동 타이밍을 한 박자 빠르게 가져가면서 최대한 안전한 주행을 구현했다.
짧게 이어지는 코너를 지나면 최장 직진 구간을 만나게 된다. 약 1.3km에 달하는 이 구간에서는 혼다 2모터 i-MMD의 최고 출력인 215ps를 충분히 맛볼 수 있었다. i-VTEC의 칼칼한 배기음도 멀리서 들려왔다.
짧은 코너가 반복될 때는 내측 바퀴 끝을 연석에 살짝 묻힌다는 개념으로 주행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뉴 CR-V 하이브리드로 서킷을 도니 그 감각이 무척 부드러웠다. 사실 서스펜션 스프링의 조임이 단단한 트랙 지향형 차종은 이렇게 연석을 밟을 때 충격이 크다. 그러나 충격 완화력이 우수한 뉴 CR-V 하이브리드는 유람을 하는 듯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속력을 70km/h 미만으로 떨어뜨려 코너를 돌아나가니 엔진 개입이 멎고 모터의 작동 범위가 늘어나며 오히려 주행 중 조용함을 느꼈다. 통상 엔진 차량의 경우, 급격한 하향 변속 때문에 회전수가 오르며 구동음이 커지는 것과는 반대의 현상이었다.
악바리 근성의 ACE 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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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 드라이버들은 타이어의 마찰력 및 물리적 특성을 최대로 활용한다. 파워트레인은 그 다음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아마추어들에게, 강력할 땐 강력하고 유연할 땐 유연한 섀시의 존재가 고마울 뿐이다.
직선 주로 외에도 요소요소에서의 코너 주행은 뉴 CR-V 하이브리드의 ACE(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 섀시의 근성을 느껴볼 만한 구간이었다. 특히 메인 스트레이트로 들어서기 전 자잘하게 연이은 코너에서는 뉴 CR-V 하이브리드에 이런 경쾌함이 숨어 있었나 하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코너 진입 전, 회생 제동에 의한 감속이 먼저 강력하게 작용하면 일반적인 자동차의 브레이킹과는 또 다른 ‘맛’을 선사했다. 본격적으로 코너에 들어섰을 때 끈질기게 버텨내는 맛도 색달랐다. 실제 코너 구간에서 다른 운전자들의 차량을 보니 내륜 측이 거의 마찰력을 잃지 않을 정도로 버티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사이드월 폭이 좁은 19인치 휠 & 타이어 덕분에 바깥쪽 타이어의 사이드월도 견고하게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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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CR-V 하이브리드 트랙 주행
아닌 게 아니라 무스 테스트(고속 선회 후 직진을 반복하는 테스트), 슬라럼 테스트(대회전)만을 전문으로 하는 해외 리뷰에서도 혼다의 5세대 CR-V는 안정성을 자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속력이 대략 77~82km/h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킷에서의 이러한 모습은 충분히 예상된 것이었다.
“일상생활에 이렇게 탈 일이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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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 드라이버들은 의외로 서킷에서의 운전 요령이 공도에서의 안전 운전 요령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서킷에서의 주행 상황은 주행 중 만날 수 있는 긴급 상황과도 비슷하다. 급격한 코너는 고속도로 주행 중 돌발 상황급회피와 유사한 조건이다. 직선 주로에서의 가속 능력은 고속도로 휴게소 출구의 합류구간에서 가속을 해야 할 상황과도 비슷하다. 크게 굽이치는 선회 구간은 주요 간선도로나 고속도로의 램프 구간과 닮아 있다.
즉 서킷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조건의 도로를 좀 더 ‘매운맛’으로 강화해놓은 것이다. SUV가 이런 조건에 태생적으로 취약점을 갖는 장르이기에, 역설적으로 이러한 환경에서 안심하고 탈 수 있는 SUV는 그만큼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특히 배터리 무게가 더해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일반 자동차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횡력을 견뎌야 한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SUV에게 서킷 주행은 모든 면에서 보다 강인한 운동 성능을 입증할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뉴 CR-V 하이브리드는 의구심 어린 모두의 눈 앞에서 그 과제를 멋지게 해냈다.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의 힘은 의외의 장소에서도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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