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점유율은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아직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낯설게 여기는 예비 오너들이 적지 않다. 또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 본 이들이라도 기존에 소유했던 차량과 다른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차종으로 넘어가게 되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때 온라인 상에 발췌된 정보는 의외로 한계가 있는데, 이 때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오너스 매뉴얼이다. 그럼에도 너무나 바쁜 세상이라 종이책으로 된 오너스 매뉴얼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을 이들을 위해, 혼다코리아 오토모빌이 혼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핵심적인 정보들을 몇 가지 추려보았다.
E런 낯선 버튼?
|
ECON 모드는 2010년대 초반부터 혼다의 주요 차종에 적용된 파워트레인 효율화 기능이다. 나뭇잎 아이콘이 그려진 초록색의 원형 버튼이 특징적이었는데, 현재는 어코드, CR-V 등 주요 차종에서 보듯 기어레버 근처의 초록색의 나뭇잎 아이콘의 버튼으로 바뀌었다. 파일럿의 경우에는 스티어링 컬럼 왼쪽의 대시보드에 아직도 초록색 버튼으로 남아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계기반의 앰비언트 미터가 초록색으로 바뀌고 초록색 나뭇가지 버튼이 계기반에 표시된다. 연료 분사량과 엔진의 토크가 조절되고 공조 장치 기능도 효율 중심으로 작동한다. 도심 주행에서는 그 차이를 크게 느낄 일이 드물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추월 가속 등에서 동력 전개가 약간 제한된다. 이 모드를 활용하면 복합 연비를 훌쩍 뛰어넘는 연비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참고로 3.5리터 V6 엔진이 적용된 i-VTEC 파일럿과 오딧세이의 경우 ECON 모드는 실린더 휴지(cylinder deactivation)도 포함해 연료 소모를 줄이는 역할도 한다.
공조 기능의 경우 혹한기나 혹서기만 아니라면 체감되는 차이는 크지 않다. 정차 시에 작동 강도가 조금 줄어드는 정도이므로, 추위나 더위를 크게 타지 않는 운전자라면 자주 사용해도 큰 불편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실제 주행이 어느 정도 효율적이었는지를 평가하는 ‘주행 사이클/라이프타임’ 스코어도 ECON 모드의 나뭇잎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이는 3단계로 나뉘어 있으며 각 단계마다 위쪽에 있는 다섯 개의 줄기에 1단부터 하나씩 나뭇잎이 돋아나는 형태로 구성된다. 다섯 개 가지에 각 단의 나뭇잎이 모두 돋아나면 다음 단계로 이행하며 연비가 개선됨을 나타낸다.
참고로 이 스코어를 리셋하려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시동 버튼을 눌러 전원을 켜고, 브레이크 페달을 두 번 밟은 다음 ECON 버튼을 두 번 누른다. 단 이 과정은 30초 내에 완료돼야 한다. 그리고 다시 시동 버튼을 눌러 전원을 끄면 스코어는 리셋 된다.
혼다 CR-V 하이브리드와 어코드 하이브리드에는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 완충 시 엔진의 힘을 활용하지 않고 주행 할 수 있는 EV 모드가 있다. 혼다 하이브리드를 처음 시승해보거나, 구입 의향이 있는 이들 중 상당수는 이 EV 모드로 어느 정도의 거리를 달릴 수 있는지 한계 속력은 어느 정도인지를 무척 궁금해하기도 한다.
우선 혼다 하이브리드 차종 배터리의 용량은 약 1.3kWh다. 2모터 기반 i-MMD(Intelligent Multi-Mode Drive) 시스템의 최고 출력은 184ps, 최대 토크는 32.1kg?m이며 4륜 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CR-V 하이브리드의 경우 공차 중량은 1,710kg이다. 따라서 차량이 출발할 때도 엔진의 개입 없이 거동이 가능하고, 고속 정속 주행 시에도 엔진이 쉴 수 있도록 해준다. 별도로 EV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주행 시 필요한 최소 토크가 i-MMD 시스템 토크보다 적다면 자연스럽게 EV 모드로 전환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예비 오너들은 하이브리드 차종의 EV 주행 가능 거리에 대해 궁금해한다. 실제로 국제 기준에서도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아니라면 배터리 주행 거리는 별도로 표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EV 모드로 달릴 수 있는 거리를 일상에서 확장해볼 수는 있다. 예컨대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경우에는 엔진도 거의 개입하지 않는데다 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하므로 배터리 충전이 빨라진다. 내리막 끝 구간에서 평지가 어느 정도 이어지고 중간에 신호등이 있다거나 제한 속력 50km/h 미만의 시내도로라면 범위는 더 연장될 수 있다. 특히 배터리가 가득 차 있다는 전제 하에, 제한 속력 30km/h의 이면도로에서는 급격한 경사로만 아니라면 거의 배터리만 작동한다.
EV 모드가 잘 작동하고 있더라도, 고속도로 램프 입구처럼 순간적으로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을 때는 비프음을 내며 해제된다. 그러나 이 때도 모터는 엔진과 힘을 합해 오히려 시스템 전체로서는 강한 힘을 낸다. CR-V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계기반의 에너지 플로우를 보면 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엔진오일, 배터리 관리
|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 자동차와 구조가 다른 만큼 관리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관리 방법은 어렵지 않은 간단한 주의사항 정도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모터의 개입이 잦아 엔진이 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 따라서 엔진 오일이 점도를 유지하는 온도 범위가 크게 높을 필요가 없다. 일반적인 가솔린 터보 엔진 차종들이 0W-30 정도를 사용하는데, 혼다 하이브리드 차종의 오너스 매뉴얼에서는 0W-20을 권장하고 있다.
고온 점도 단위는 100℃ 초당 유체가 퍼지는 면적을, 150℃에서는 질량을 길이와 시간의 곱으로 나눈 점도 기본 단위 mPa.s를 사용한다. 20경우 100℃에서는 5.6~9.3㎡/s, 150℃에서는 2.6mPa.s가 된다. 이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고온에서 엔진을 보호하는 능력은 좋아지지만 필요 이상으로 구동 저항이 커져 오히려 연비가 나빠질 수도 있다.
CR-V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위치는 후륜 차축 위쪽이다. 트렁크 공간 손실을 최소화해 풀 플랫(2열 완전 평탄화)이 가능하게 하면서도 배터리 유닛의 내구성을 보장하는 구조다. 그러나 리튬 이온 배터리는 온도 변화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성능이 최적화되는 온도는 약 15~60℃로 알려져 있는데, 어코드와 CR-V 하이브리드는 이를 유지하기 위한 설계가 이루어져 있다.
특히 냉각을 위해서 보일 듯 말 듯한 곳에 배터리 통풍구가 설치돼 있다. 뒷좌석의 경우 C필러 쪽에 나 있는 세로 통풍구와 뒷좌석 하단 중앙에 나 있는 덕트가 그것으로, 주행 중에 이를 막으면 하이브리드 배터리 냉각이 용이하지 않다. 또한 세차 시 이곳으로 스팀이나 고압 블로워의 바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물이 들어가게 되면 배터리 고장의 원인이 된다. 만약 세차를 맡겨야 한다면 이 부분을 막고 해 줄 것을 요청하거나 마스킹 작업용 비닐을 잠시 씌워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자식 변속 버튼,
|
오너스 매뉴얼 살펴보기를 권하는 이유는, 의외의 기능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CR-V 하이브리드의 전자식 변속 버튼의 ACC ON 중립 모드도 그러하다. 이 모드는 자동 세차기 중 아래 레일이 차량을 끌고 터널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일 때 유용하다. 물론 시동을 켜 둔 상태에서 중립 모드를 선택해도 되지만 드물게 시동을 꺼야 할 경우가 있다.
우선 브레이크를 밟은 채로 중립인 N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역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시동 버튼을 누르면 전원이 켜진 채로 중립 상태가 된다. 이렇게 되면 세차 기계 바닥의 레일이 차량의 앞바퀴를 물고 자연스럽게 터널 안쪽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기능의 경우 지속 시간이 15분 정도이므로 중립 주차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오너스 매뉴얼의 양은 방대하다. 일삼아 정독하려고 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카메라나 여타 전자 기기 역시 오너스 매뉴얼을 잘 습득한 사람이 더욱 기기를 속속들이 알고 그 매력을 100% 살려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읽다 보면 과거에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과 내 차만의 장점도 발견할 수 있다.
#혼다 #혼다하이브리드 #오너스매뉴얼 #어코드하이브리드 #CRV하이브리드 #혼다어코드 #혼다CRV #자동차매뉴얼 #자동차오너스매뉴얼 #하이브리드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