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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소식

CO2, 내뿜는 만큼 줄인다! ‘탄소 중립’을 향한 혼다의 비전

혼다코리아 2023.04.19 204

이산화탄소 그 자체는 유독 가스가 아니다. 식물이 영양분을 만들어내기 위해 꼭 필요하며 지구 대기의 균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근 300년간 증가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은 자연적으로 재흡수가 가능한 균형 상태를 넘어섰다. 이에 지난 20세기 말부터 주요 기업들은 제품의 생산과 이용 단계 등 모든 주기에 걸쳐서 탄소 배출량을 억제하고, 배출한 탄소는 흡수한다는 ‘탄소 중립’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제조사는 이 탄소 중립을 위한 노력에 매우 적극적이며, 혼다는 그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기술로 이러한 노력을 이어왔다.

 

 

 

 

경량화와 전동화,
혼다 자동차의 탄소 저감 연대기

 

 

■ NSX, 풀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의 유산

 

 

현재 어큐라 브랜드로 생산되고 있는 스포츠카 NSX는 2세대로, 3.5리터 트윈터보 V6 엔진과 3개의 모터, 9단 DCT를 결합한 초고성능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시스템 합산 최고 출력이 580ps(573hp)에 달하고, 정지상태에서 96km/h(60mp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이 2.9초에 불과하다. 극한의 선회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후륜 조향 기능도 적용돼 있다. NSX의 이러한 면모는 포뮬러 1과 항공 사업 부문이 혼다 제트 기술력이 녹아 있는 결과다.

 

전설의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가 가장 사랑했다는 1세대 NSX 역시 포뮬러 1 투자가 결실을 맺으면서 탄생한 차종이다. 그런데 사실 1세대 NSX가 거둔 성과는 단순히 고성능 스포츠카라는 외적 퍼포먼스에만 머물지 않는다. 물론 목적은 빠른 차를 만들기 위함이었지만, 그 성능을 만들어내기 위해 혼다는 ‘효율’을 택했다. 효율화를 위한 핵심 기술은 바로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였다. 물론 이전에도 차체의 주요 트림 정도에 알루미늄을 적용하긴 했지만 양산차에 이런 시도를 적용한 것은 혼다가 처음이었다.

 

 

1세대 NSX

 

1세대 NSX의 화이트 바디(도장 및 하위 어셈블리 전 단계) 

 

 

상대적으로 가벼운 섀시를 기반으로 한 NSX 1세대는 스포츠카 최초로 전자제어식 밸브 시스템을 적용해 연소 효율도 최적화했다. 스포츠카였지만 당시 3웨이 촉매 변환기를 적용해 이산화탄소는 물론 질소산화물 등 다양한 유해물질까지 걸러낼 수 있었다.

 

 

■ 30년 저력의 전동화 전략, 하이브리드 거쳐 혼다-e로

 

 

경량화와 함께 전동화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이산화탄소 저감 핵심 전략이다. 1세대의 NSX의 태동과 비슷한 시기인 1980년대 후반, 혼다도 전기차 연구의 필요성을 내부적으로 자각했다. 그리고 1990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주 내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2%를 무공해 차량으로 하라는 ZEV(Zero Emission Vehicle) 규정을 발표하자, 혼다는 100명 규모의 EV 연구 조직을 구성했다.

 

초창기는 아무래도 니켈 수소 배터리의 무게와 구동 모터의 약한 출력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혼다는 이를 그들이 가장 자신있었던 엔진으로 해결했다. 최고 출력 70ps의 1.0리터 린 번(Lean Burn, 희박연소) 엔진과 구동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즉 1세대 인사이트의 등장(1999년)이었다. 당시 인사이트의 연비는 미국 환경청 기준 35km/L 이상으로 경쟁자가 없었다.

 

 

혼다의 1세대 인사이트 

 

 

현재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 쪽에 연결된 모터와 배터리에 연결된 모터 2개를 크랭크축과 나란히 두는 2모터 기반의 i-MMD(Intelligent Multi-Mode Drive)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필요할 때 모터의 동력과 엔진의 동력을 모두 최적으로 뿜어내면서 강력한 드라이빙의 재미까지 줄 수 있는 고효율,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것이다. 배터리도 충전 시 전력 손실이 적은 리튬 이온을 택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i-MMD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2.0리터 앳킨스 사이클 엔진, 투 모터, PCU 

 

 

국내에 판매되진 않지만, 17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역시 혼다의 전동화 전략에서 중요한 차종이다.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지만 클래리티 세단에 적용되는 이 시스템은 EV 모드만으로도 75km를 주행할 수 있다. 참고로 클래리티는 순수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전기차(FCEV)까지 3종의 전동화 파워트레인 모두를 갖고 있다.

 

 

EV, PHEV, FCEV 등 3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갖춘 클래리티 세단 

 

 

혼다의 이러한 전동화 기술은 도심형 근거리 전동화 모빌리티 혼다-e에서 정점을 이뤘다.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Honda Urban EV Concept’을 최초로 선보였고, 이를 기반으로 진화한 ‘혼다-e(Honda-e)’의 프로토타입이 2019 제네바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그리고 2019 도쿄모터쇼를 통해 양산형 모델을 선보였다. 35.5kWh 용량의 배터리를 기반으로, 동력 사양은 136ps(100kW), 154ps(113kW) 두 가지로로 나뉜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210~222km에 달한다.

 

흥미롭게도 후륜 구동 방식으로 회전 반경이 4.3미터에 불과하다. 유럽의 좁은 골목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만하다.

 

 

혼다 모터사이클의 S1000RR-R 파이어블레이드와 함께 레드닷 디자인어워드를 수상한 혼다-e 

 

 

또한 혼다-e는 2020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카 디자인’에 선정됐다. 1970년대 N 360 등 전설적인 소형차의 외관을 현대적인 디자인의 매끈한 표면으로 재해석한 것이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두 개의 12.3인치 터치스크린과 AI 기반의 ‘혼다 퍼스널 어시스턴트(Honda Personal Assistant)’가 적용된 인테리어 및 인포테인먼트 기능도 미래 지향적 도심 모빌리티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물론 첨단 안전 기능인 혼다 센싱도 빼놓을 수 없다.

 

 

12.3인치 패널 2개가 적용된 혼다-e의 실내 

 

 

또한 이 자동차는 지난 7월 28일, 한국과 의미 있는 인연을 맺게 됐다. 2020년 한국의 카이스트가 주관하는 ‘2020퓨처 모빌리티 어워드(Future Mobility of the Year: FMOTY)’에서 승용차 부문 최고상에 선정된 것이다. 이 어워드는 국제 모터쇼에 출품된 콘셉트 카 중에서 미래 사회에 유용한 교통 기술과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인 차를 승용차 부문, 상용차 부문, 1인 교통수단 부문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눠 선정하는 세계 최초의 국제 콘셉트 카 어워드다.

 

 

혼다코리아 이지홍 대표이사(왼쪽), KAIST 신성철 총장(오른쪽)

 

 

“혼다e는 미래 모빌리티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모델입니다. 앞으로도 혼다는 혼다만의 도전 정신과 기술을 바탕으로 전례 없는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려는 끝없는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28일 해당 시상식에 참여한 혼다코리아 이지홍 대표이사의 메시지다.

 

 

 

자동차 제작에 사용하는 전기도 탄소 중립?
신재생 에너지 사용으로 CO2 80만 톤 저감

 

 

혼다는 2019년, 풍력, 지열 등 재생 에너지로 미국 내 생산 시설에서 사용할 전기의 60%를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오는 2020년 가을부터 연간 100만MWh(메가와트아워)의 전력을 미국 내 풍력, 온천 지대의 지열 발전 기업으로부터 수급할 계획이다. 이대로 진행되면 감축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연간 80만 톤에 달한다. 이 정도의 탄소 저감 효과를 삼림 조성으로 구현하려면 약 10만 헥타르의 숲을 길러내야 한다.

 

또한 이렇게 구입한 신재생 에너지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비전도 내놓았다. 혼다는 2020년 1월에 열린 북미가전제품 박람회(CES)를 통해 모빌리티와 에너지,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솔루션을 제시했다. 특히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생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 콘셉트를 선보였다. 이에 따르면 1kWh 용량의 신재생 에너지 팩을 모듈화해 모빌리티 제품부터 동력원이 필요한 다양한 제품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2020년 1월, 북미가전제품 박람회(CES)에서 소개된 혼다의 재생 에너지 매니지먼트 콘셉트 

 

 

현재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혼다 차종들은 북미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저감이 단지 한 지역의 일이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의 과제임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에 투입되었거나 향후 투입되 차종 역시 생산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사용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한 시스템으로 제작된 자동차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가려 덜 주목받긴 했지만 이산화탄소 증가에 의한 지구 온난화는 여전히 심각하다. 지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경고를 보내고 있다. 최근 알프스에서는 빙하가 조류 때문에 핑크빛으로 물들었는데, 이는 온난화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이 조류가 햇빛을 흡수해 빙하의 붕괴 속도를 촉진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런가 하면 지난 해 말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극심한 고온 현상으로 시작된 산불이 해를 넘겼다. 이 때문에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모두 지구 온난화와 무관치 않은 현상들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인류 문명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왔지만 그만큼 엔트로피(되돌릴 수 없는 에너지) 증가에도 책임이 있다. 주요 제조사들은 이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결국 문명이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다. 혼다는 이런 문제를 한 걸음 빨리 인식하고 대안을 찾아 왔다. 혼다의 인간 존중 철학 저변에는 지구에 대한 존중이 전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