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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전기차와 ‘플스’의 융합? 미래를 향한 혼다와 소니의 협업

혼다코리아 2023.04.20 329


자동차 산업의 역사는 협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만 모인 제조사라 하더라도 2만 개가 넘는 부품의 자동차를 시대 흐름에 맞게 개발하는 것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혼다는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의 철학처럼 넓게 봐도 혼다 자회사의 부품만 사용할 정도로 오리지널리티를 지켰다. 하지만 혼다 역시 브랜드에 대한 깊은 이해를 공유하면서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는 파트너가 있다. 그 파트너와 함께 특별한 미래를 준비한다.

 

 

 

 

 

새로운 시대를 향한 동행
소니-혼다 2025년 새로운 전기차 선보인다

 

 

2022년 3월 4일, 혼다와 소니는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전기차를포함한 새로운 시대의 모빌리티와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양사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할 계획이기도 하다.


두 기업이 만들 조인트 벤처 기업은 보다 높은 가치와 상품성을 지닌 전기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혼다는 자동차로서의 기본기와 첨단 주행 안전을 통해 인간 존중을 구현하는 기업이고, 소니는 가전과 영상,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한 시대의 표준을 마련한 기업이다. 특히 소니의 CMOS(Complementary Metal Oxide Sensor)는 광학 카메라가 들어가야 하는 거의 모든 시스템에 적용되고, 센서나 인포테인먼트를 위한 스크린 등에도 다양한 표준 기술을 적용해 왔다.

 

 

 

 

두 브랜드의 합작 전기차는 2025년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전기차의 개발 과정은 공동으로 만들어 가되 아직 생산 시설은 북미 혼다의 것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CEO(왼쪽),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오른쪽) 

 

 

“혼다와 소니 양사는 기업 문화, 지향점, 가치관 등 많은 면에서 닮아 있지만 기술적으로 매우 다른 분야에 속해 있습니다.”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의 메시지다. “따라서 미래의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최선의 결합으로 기대됩니다.”

 

 

 

 

 

묘하게 닮은 인터페이스의 두 차
소니 비전 S & 혼다-e

 

 

소니는 지난 2020년 그리고 2022년 CES를 통해 전기차 콘셉트카인 비전 S와 비전 S-02를 선보여 크게 화제를 모았다. 도래할 뉴 모빌리티 시대에는, IT 기업들이 직접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선보인 사례여서 기존 자동차 제조사를 긴장시킨 사건이기도 했다. 소니 외에도 LG 전자 등 유수의 기업들이 기존 자동차 제조사를 긴장시킬 만한 차량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그러나 거기엔 한계도 있었다. 첨단 자동차를 위한 디자인과 실내 구성 등은 충분히 가능하고 섀시는 사서 쓰면 될지 몰라도, 달리는 자동차의 동역학, 안전성 등을 구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IT 기업 측에서도 잘 알고 있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IT 부문을 별도로 만드는 것이 비용적으로 부담인 것처럼 IT 기업의 입장에서도 차를 직접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사실 이런 점이 아니더라도 소니와 혼다가 미래 모빌리티를 위해, 예전부터 맞잡은 손에 더욱 힘을 줄 것이라는 점은 예측돼 왔다. 특히 해외 주요 매체들에서는 소니의 실내 인터페이스를 보며 혼다의 전기차인 혼다-e가 떠오른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아닌 게 아니라 크기만 다를 뿐 소니 비전 S-02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은 12.3인치인 혼다-e의 스크린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만하다. 물론 2010년대 이전 TV, 모니터 시장에서 최고의 위치를 지켰고, 현재도 다양한 표준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답게 그들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SONY’ 로고가 선명하다.

 

 

 

 

하지만 실제로 인터페이스 면에서 혼다와 소니는 긴밀히 협력해 왔다. 알려진 대로 혼다는 최초의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선보였는데, 그 내비게이션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한 것 역시 소니의 기술이었다.다.

 

 

 

닮은 듯 다른 절친
혼다 소이치로, 이부카 마사루

 

 

“다른 사람의 경험과 머리를 빌려라.” 소니의 창업주 이부카 마사루(1908. 4. 11~1997. 12. 19)의 명언 중 하나다. 자신도 천재적인 엔지니어였지만 그는 또 다른 천재들을 알아보고 교류하며 영감을 얻고자 했다.


어쩌면 혼다 소이치로(1906. 11. 17~1991. 8. 5)는 이부카 마사루와 반대되는 성향이었다. 작은 부품 하나까지도 오로지 혼다다움을 고집했던 그는 첫 포뮬러 원 도전에서, 다른 팀들이 선택하는 루카스의 인젝터조차 거부하고 오로지 혼다의 제품만으로 승리를 쟁취하려 했다.

 

 

 

 

그러나 기술에 대한 열정, 함께 일하는 엔지니어에 대한 존중,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은 두 사람이 꼭 닮아 있었다. 혼다 소이치로가 VTEC 이전 혼다의 고효율 가솔린 엔진인 CVCC를 제작할 때 “몇 개가 쓸모없게 돼도 좋으니 버리고 새로 만들자”는 각오로 임했고, 소니의 이부카 마사루 역시 실패에서 배울 수 있다며 엔지니어들을 독려했다.


흥미롭게도 두 사람이 사적으로 절친이 된 것은 은퇴 이후로 알려져 있다. 둘 다 엔지니어로서의 본업에 충실하느라 서로에 대힌 존경과 신뢰를 업무적으로만 표현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 상호 존경의 깊이는, 혼다 소이치로가 세상을 떠난 이후 그를 추모하는 감사회 자리에 직접 참석한 이부카 마사루의 진심 어린 애도에서도 알 수 있다. 이부카 마사루는 <천재 기술자 혼다 소이치로>라는 소책자를 통해 혼다 소이치로를 기리기도 했다.


그런 혼다와 소니는 1990년대 이후 조금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소니는 제조 부문을 외주화한다. 사실 이것이 현재의 소니를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나게 한 토대이기도 했지만 제조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TV 등의 영역에서 세계 패권을 내주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혼다가 제조라는 영역을 한 순간도 놓지 않은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어쩌면 IT 및 가전과 자동차라는 업종의 특성 상 자연스러운 차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차이로 인해 혼다와 소니는 다시 만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현재 IT 기업들이 섀시를 공급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섀시에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주행 감각, 감성 등을 불어넣는 정교한 작업은 결코 섀시 공급 업체가 해결해주지 않는다. 세밀한 부분까지 일관되게 통제할 수 있는 브랜드 철학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자동차 생산이다.


그런 점에서 소니와 혼다가 만들어낼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소니가 갖고 있는 첨단 센서 시스템과 광학 기술,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혼다의 인간 존중 가치를 만났을 때 거둘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그만큼 클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205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 제품과 관련된 사고에서의 사망자 수를 제로화하겠다는 혼다의 2050년 비전은 필연적으로 AI를 비롯한 첨단 IT 기술의 적용을 전제로 한다. 정교화된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자동차와 보행자, 이륜차 운전자가 네트워크 상에서 서로를 인식하고 사고의 위험을 예측해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향후 두 기업의 협업을 통해 가속화될 모빌리티 서비스 발전을 통해 구현될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서로의 가치관과 철학을 깊이 공유하는 기업가들의 만남은 미담 이상의 것을 남긴다. 한평생 사람을 편하게 하는 물건을 만드는데 집중했던 혼다 소이치로와 이부카 마사루의 같은 뜻을, 후배들이 미래를 위해 이어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