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28일로 막을 내린 2018 북미국제오토쇼는 어느 해보다 혼다에게 특별했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혼다의 명성과 전통을 만들어 온 스테디셀러 차종의 수상 소식과 북미 시장에서의 저력을 이어갈 기종의 콘셉트카, 뉴모빌리티 시대를 바라보는 첨단 기종의 부활 등으로 풍성했기 때문이다. 다소간 침체되었던 북미오토쇼의 인기도, 2017년 대비 입장객이 10만명 이상 늘어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러모로 출발이 좋은 혼다의 2018년이다.
북미 올해의 차에서 승용차 부문을 석권한 10세대 어코드
전년도 출시된 신차를 승용차, 유틸리티, 트럭 부문 으로 나누고 이 중 각 부문 최고의 자동차를 꼽는 ‘북미 올해의 차’는 자동차 관련 어워드 중 가장 주목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발표하는 무대가 바로 북미오토쇼이며 전 세계 자동차 부문시상식 중 가장 높은 권위를 자랑한다. 2018년 승용차 부분 ‘올해의 차’가 된 어코드는 이미 2008년과 2013년, 8, 9세대 차종으로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특히 이번 10세대 어코드에는, 1970년대 CVCC에서 VTEC으로 이어지는 동안, 가솔린 자연흡기 중심이었던 혼다의 엔진에 터보차저가 적극적으로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1.5리터(1,498cc)의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192hp(5,500rpm), 최대 토크 26.6kg.m(1,600~5,000rpm)을 발휘하며, 2.0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252hp(6,500rpm), 최대 토크 37.7kg?m(1,500~4,000rpm)을 발휘한다. 1.5리터의 경우 CVT, 2.0리터의 경우 10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다.
10세대 어코드는 보다 스포티한 외관을 자랑한다. 또한 헤드라이트, 주간주행등, 테일램프에 모두 LED를 적용해 날카로운 인상을 더하고 있다. 또한 레인워치와 연동되는 광학 카메라의 위치도이전과 달리 도어 미러의 전체적 디자인에 녹아들도록 구현되었다. 또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배터리 스택을 차량 하부에 장착해, 트렁크의 공간을 넓혔으며 2열 시트의 폴딩 기능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렇게 보다 강하고 경제적인 동력과 세련되진 외관은 미국 자동차 유저들의 고른 지지를 얻고 있으며, 켈리블루북이 선정하는 ‘2018 최고의 잔존가치 차량’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미 어코드는 1976년, 1세대의 등장 이후 1982년에는 미국에서 제조한 첫 번째 일본차가 되었으며 현재 10세대에 이르기까지 41년동안 미국에서만 약 1,100만대 이상 판매를 올린 명실공히 스테디?베스트셀링카다.
이번 북미국제오토쇼의 주제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다(Discover something new)’였다. 이는 전 세계적인 흐름인 커넥티드, 자율주행, 친환경 등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에 맞춰 혼다 역시 4년 전 단종되었던 하이브리드카 인사이트의 3세대를 공개했다. 이번에 부활한 인사이트는 기존의 해치백이 아닌 세단 형태로 돌아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주요 경쟁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1999년 처음 등장한 인사이트는 혼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 차종이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개별 차종의 라인업으로 두지 않았던 것은 연구 성과의 집적도에 대한 혼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2018년 북미오토쇼를 통해 부활한 3세대 인사이트의 프로토타입은 날렵한 세단의 이미지로 거듭났다. 1세대는 2006년까지 3도어 해치백, 2009년부터 2014년까지 2세대는 5도어 해치백이었던 모습을 벗어난 것이다.
3세대 인사이트 프로토타입
이번에 공개된 인사이트 프로토타입은 스포트백(트렁크도어와 후면 유리가 함께 열리되 유선형을 이루는 후미 구조) 형태의 세단이다. 사실 혼다의 자동차들은 1세대 출시 이후 세대 변화를 거치며 장르 변경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인사이트 또한 이러한 변화를 통해 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편의 성능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사이트의 심장은 1.5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2개의 전기 모터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EPA(환경보호국) 기준의 예상 복합 연비는 리터당 21.2km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어뎁티드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 도로표지판 인식 기능, 충동 완화 브레이크 시스템 등이 탑제되어 양산될 인사이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3세대 어큐라 RDX 프로토타입
혼다의 미국 법인인 어큐라는 글로벌 혼다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중요한 축이다. 어큐라는 준중형 SUV라 할 수 있는 RDX 3세대의 프로토타입도 공개했다. 혼다의 미국 지사 어큐라 부문 부사장 겸 총 책임자인 존 이케다 부사장은 이번 프로토타입을 통해 새로운 어큐라의 SUV뿐만 아니라 세단의 디자인과 기술적인 방향성을 담았다고 전했다.
새 어큐라 디자인에는 특유의 5각형 그릴인 다이아몬드 펜타곤 그릴을 핵심으로 한 ‘프레시전’ 콘셉트의 디자인이 적용되었으며 모든 등화류에 LED가 적용되어 보다 세련된 외관을 완성했다. 3세대 어큐라 RDX는 미국에서 설계되고 개발된 최초의 RDX로 이미 혼다 브랜드의 어코드로 ‘올해의 차’를 수상한 만큼 이제는 어큐라 기종으로도 ‘올해의 차’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다.
좌. 2002 TL Type-S 우. 2002 RSX Type-S
또한 이케다 부사장은 미래의 어큐라를 위해 새로운 V6 터보 엔진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성공적으로 평가 받았던 TLX A-Spec 엔진을 기반으로 앞으로 나올 모든 어큐라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몇 년 내에 고성능 어큐라에 사용 된 타입S(Type-S)를 다시 출시할 계획이라는 점도 전했다.
혼다의 이번 북미오토쇼가 다른 해에 비해 더욱 뜻깊었던 것은 수상 실적 때문만도, 모터쇼마다 진행하는 신차 발표 때문만도 아니다. 2018년 북미오토쇼는, 자연스럽게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기술 개발의 전통 및 성과와,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비전을 잇는 자리가 되었다는 점이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여기에 여전히 견고한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의 집중력 등은 혼다라는 기업의 규모와 가치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북미오토쇼는 제조사의 한 해 출발을 알리는 모터쇼다. 기분 좋은 출발을 한 혼다가, 내년 북미오토쇼에는 어떤 모습으로 한 해를 돌아보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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