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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 42년간의 테크놀로지 리더십 (상)

혼다코리아 2023.04.10 65


혼다의 어코드는 1976년 등장 이후 42년간, 1,3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글로벌 베스트 & 스테디 셀러 차종이다. 9번의 풀체인지를 거치는 동안 혼다에 적용된 테크놀로지는 세단의 기준을 새로 정의해 왔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1세대부터 5세대 어코드에 적용된 편의 및 안전 테크놀로지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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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과 맞선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의 개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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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혼다 R&D센터의 수석 엔지니어였던 키자와 히로시는 시빅보다 한 단계 상위 세그먼트의 차량 개발을 담당하게 되었다. ‘671’이라 불렸던 1세대 어코드가 그것이다. 개발이 한창이던 어느 날, 혼다의 창업주인 혼다 소이치로가 R&D센터를 방문하여 671 프로젝트를 점검했고, 스티어링 휠이 무겁다는 의견을 전했다.

 

 

1세대 어코드

 

 

이에 고안된 것이 바로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팀 내에서조차 의견이 갈렸다. 당시 혼다는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대량생산 경험이 부족했다. 또한 차체가 가벼운 차에는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필요 없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하지만 키자와 히로시는 어코드에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적용되면 프론트 부분이 무거운 FF 구동 레이아웃의 조향 성능을 향상시켜 운전의 편리성을 높일 수 있다며 팀원들과 협의해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의 대량생산을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난관은 끝난 것이 어니었다. 일본 교통성이 소형차에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을 장착할 경우, 스티어링 휠이 과도하게 가벼워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첨단 기술에 대해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정부 관료의 시각이었지만, 혼다의 연구진들은 교통부장관을 설득하기로 했다. 방법은 자동차 연구소에서의 직접 시연이었다. “당시 100m를 채 주행하지 않았는데 개발을 계속해도 좋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키자와 히로시는 이와 같이 당시를 회상했다. 교통성이 수긍할 수 있었던 것은 671에 장착된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차량의 속력에 따라 즉각 반응했던 데 있다. 바로 이 시스템이 1세대 어코드에 장착된 ‘스피드 리스폰시브 파워 스티어링(Speed-responsive power steering)’, 속도감응형의 스티어링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1981년에 출시된 2세대 어코드에 접어들면서 ‘스피드 센싱 파워 스티어링(speed sensing power steering system)'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며 한 단계 진보했다. 이는 쉽게 말하자면 속도감응형 파워 스티어링 휠 시스템으로, 도심 주행 등 저속 운행에서는 스티어링휠의 조작감이 가볍게 유지되지만, 고속에서는 다소 무거워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저속에서는 보다 편리한 조작을, 고속에서는 명확한 조향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방식은 좋은 반응을 얻어 3세대 어코드에도 계승되었다.

 

 

2세대 어코드의 운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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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성공을 견인한
내비게이션과 크루즈 컨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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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코드는 1982년에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이는 어코드에게, 미국에서 생산된 최초의 일본 제조사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안겨주었다. 현지 생산의 장점은 미국인들의 생활에 기반한 니즈를 확인하고 이에 대응하는 테크놀로지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전자식 내비게이션의 적용이었다.

 

 

 

 

전자식 내비게이션의 개발은 혼다 R&D센터의 전무이사였던 쿠메 타다시에 의해 시작되었다. 1977년 그는 우연히 전차 훈련장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는데, 진행방향에 상관없이 일정한 곳을 조준하는 전차의 포신에서 영감을 얻었다. 여행 경로 안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던 쿠메 타다시는 즉시 연구팀에 자이로스코프(회전 감지 및 자세유지장치)의 개발을 지시했다. 그들은 4년간의 연구 끝에 헬륨가스와 관성의 법칙을 이용해 차량의 진행방향과 거리, 속력 등을 계산할 수 있게 되었고, CRT(Cathode-Ray Tube, 브라운관) 디스플레이에 지도가 그려진 필름을 삽입해 경로를 투영할 수 있었다. 이는 2세대 어코드에 탑재되었고, 세계 최초 지도 기반의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크루즈 컨트롤 기술 역시 미국에서 어코드를 알린 공신이었다. 현재 크루즈 컨트롤은 경차에도 적용될 정도로 보편화되었지만, 20세기 중·후반만해도 드문 기술이었다. 이것이 합리적인 가격에 중형 세단인 어코드에 장착되자 자연스럽게 좋은 반응을 받았다. 특히 장거리 여행 시에도 자동차를 많이 이용하는 미국 운전자들에게,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외에 다양한 편의 장비를 함께 갖춘 어코드는 1981년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링 카로 선정되는 성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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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률 제로에 도전한
SRS 에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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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가 에어백을 독자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1975년으로 1세대 어코드가 채 출시되지도 않았을 때였다. 시기는 적절했다. 1970년대 초반 미국에서는 안전벨트와 에어백 장착의 의무화에 관한 여러 의견이 오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개발 과정은 여러 변수와 장애물의 등장으로 순탄치 않았다. 에어백의 팽창을 위해 장착한 가스 시스템은 폭발과 누출에 대비해야 했으며, 생명과 직결되는 에어백의 특성상 고장 확률이 매우 낮아야만 했다. 이에 혼다는 차량 하부에 가스를 항시 비치하는 것이 아닌, 화약을 폭발시켜 발생하는 가스를 이용했다. 이와 같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혼다는 개발을 시작한지 7년만인 1982년에 대량 생산용 에어백을 완성했다.

 

 

4세대 어코드

 

 

하지만 에어백 프로젝트의 매니저였던 타케다 히데오는 돌연 에어백의 장착을 보류할 것을 제안했다. 그 이유는 최초로 개발한 에어백의 안전성과 신뢰도 때문이었다. 이에 1982년 탑승객의 안전도를 높이고자 SRS(supplemental restraint system, 일정 충격 이상이 감지되었을 때만 팽창하는 에어백 시스템)에어백 프로젝트가 고안되었다. 이를 위해 팀원의 일부는 미항공우주국(NASA)에 방문하여 기술을 습득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1983년, 기존 에어백에서 한 단계 진화한 SRS 에어백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이들의 에어백은 바로 대량생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혼다 R&D센터의 부회장을 맡고 있던 쿠메 타다시가 10만대당 1대 꼴이었던 에어백의 불량률을 100만대당 1대로 낮출 것을 주문한 까닭이었다. 이는 혼다의 장인정신뿐만 아니라 어코드의 판매량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실제로 1978년 1세대 어코드는 일본에서만 10만대 가까이 판매되었으며, 수출 물량을 더하면 수십만 대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팀원들은 부품들 중 오작동을 일으킬 확률이 높은 것부터 낮은 것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검토해나갔다.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새롭게 제작했다. 또한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실험은 9년 동안이나 계속되었고 마침내 1987년 목표 신뢰도를 달성했다. 고장확률 0.00001%에 불과한 혼다의 SRS 에어백은 1989년에 출시된 4세대 어코드에 탑재되어 중형세단의 안전 기준을 새로 썼다.

 

 

SRS 에어백이 적용된 4세대 어코드의 스티어링 휠

 

 

참고로,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어코드의 SRS 에어백은 스티어링 휠 가운데 적용되어 있었다. 따라서 경적을 가운데 설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스티어링의 스포크(살)에 각각 버튼을 두어 스티어링 휠을 어느 각도로 조작하더라도 즉시 경적을 울릴 수 있게 하였다. 
이처럼 혼다를 대표하는 자동차 중 하나인 어코드에는 다양한 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이 최초로 탑재되었다. 치열한 장인정신과 연구자로서의 성실성에 기반한 어코드의 첨단 테크놀로지는, 양산차에 적용하는 시점에는 이미 불량률의 최소화까지를 염두에 둔 완성형의 기술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었다. 특히 어코드처럼 판매량이 많은 자동차라면 완성도는 성과가 아니라 기본이라는 것이 혼다의 가치라 할 수 있다. 이는 21세기, 어코드가 글로벌 스테디 세단으로 자리잡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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